시적인 게임

게임 씬에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을까.

언어적 요소는 게임플레이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단어, 문장뿐만 아니라 사용할 수 있는 색상과 이미지에 제한을 두고 게임을 하듯 짧은 게임을 만들어본다. 

BitsyFlickgame과 같은 제한적인 작은 툴로 게임을 만들어보자.

#indiegames  #artgames  #altgames  #personalgames  #microgames  #notgmaes위와 같이 게임을 구분하는 다양한 해쉬태그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해쉬태그를 기반으로 대안적인 게임 실험을 위한 커뮤니티 또한 활발하게 형성되고 있는데, 이들은 메니페스토를 통해 게임의 새로운 가치에 대해 논한다.이들은 기존 게임의  담론에 의문을 던지며 게임이 실험할 수 있는 다양성에 초점을 맞춰 게임의 관습성을 벗어나고자 한다.  
이들은 기존 게임의 관습성을 벗어나기 위해 기존 플레이어들에게 허용했던 행동에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게임의 가능성을 탐구하곤 한다.  게임이 플레이어와 소통하는 방식에 있어서 제약이 생긴다면 플레이어는 제한적인 플레이에 갇힐 것만 같지만, 사실 플레이어가 받아들이는 플레이의 폭은 훨씬 커진다. 
<Journey>는 머리 위에 떠 있는 스탬프와 같은 시그널 하나만으로 플레이어와 소통한다.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단어, 문장으로 정확하게 표현되지는 않지만, 그 소통이 남긴 여운은 플레이어를 사고하게 하고, 이를 통해 게임의 표현의 가능성은 확장된다. 
<Her Story>  역시 플레이어의 행동에 제한을 두며 플레이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플레이어는 게임 안에서 벌어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수사관이라는 역할을 부여받지만, 그가 할 수 있는 행동은 오로지 search keyword를 입력하는 것뿐이다. 이러한 제한적인 메커닉은 게임 플레이가 제공하는 행동 반경을 매우 협소하게 만들지만, 게임 플레이 외적으로 플레이어가 사고하게 해 오히려 플레이어로 하여금 능동적인 게임 플레이를 가능하게 한다. 
이렇듯 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제한'이 주는 경험은 기존 게임의 관습성을 벗어난 게임의 다양한 가능성을 선사한다. BitsyFlickgame과 같은 작고 제한적인 툴은 이와 같은 대안적인 가능성을 실험해보기 좋은 툴이다. 두 가지 툴 모두 별다른 튜토리얼 없이도 혼자서 다양한 게임을 실험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다룰 수 있어, 게임의 시적인 표현 가능성에 대한 실험의 첫걸음으로 적당하다.Bitsy는 도트를 기반으로 게임에 필요한 공간, 아바타, 아이템, 텍스트를 그려내며 작고 제한적인 게임을 디자인 할 수 있게 한다. 게임 안에서 표현할 수 있는 시각적인 요소는 도트로 단순화되고, 목표로 도달하기까지 장애물과 아이템은 제한적으로 활용되지만 그 '제한' 안에서 게임을 디자인 해야 하는 디자이너는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메세지 전달 방법을 찾기 위해  더욱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된다.  Flickgame 역시 게임의 다양한 요소를 제거한 채 '드로잉'과 '색'이라는 변수만으로 메커닉을 구성해야만 한다. 제한된 메커닉 안에서 게임을 다양하게 구성하기 위해 디자이너는 그의 창의성을 더욱 응축해 표현하곤 한다.  이처럼 게임에 있어서 '제한'은 플레이어에게 뿐만 아니라 게임 디자이너에게도 능동적인 결과물을 가져온다. 

우리는 BitsyFlickgame을 이용해 한 가지 제한 요소만을 활용한 게임으로 다양한 표현이 함축된 시적인 게임을 만들어 보았다. 

한 공간 안에서만 게임 플레이가 진행되는 원룸 게임, 플레이어에게 문장 대신 단어로만 서사를 제공하는 게임 등 게임 디자인 과정에서 제한적인 표현이 어떠한 무궁무진한 표현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는지를 실험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