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열쇠

개인적인 이야기로 내러티브 게임 만들기. 

플레이어에게 의미 있는 선택이란 무엇일까? 게임플레이에서 문과 열쇠라는 요소를 탐구하며 내러티브와 연결해본다. 

Twine으로 아이템과 인벤토리, 다양한 엔딩을 활용한 내러티브 게임을 만들어보자.

게임에서 선택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어떤 게임을 플레이할지 고민하는 것부터 내 캐릭터를 설정하고, 목표를 향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순간까지 매 순간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 

이처럼 게임에서 ‘선택’은 너무나 당연한 요소로 치부되지만, 보다 '선택'에 집중한다면 '의미 있는 선택'이 가져오는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 선택은 누구를 위한 선택인지, 혹은 어떤 순간에 대한 선택인지, 혹은 무슨 기억에 관한 선택인지에 따라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Coming Out Simulator 2014>는 개발자 Nicky Case의 자전적 게임으로, 2010년, 자신이 커밍아웃을 하게 된 그때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내어 서술한다.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게임 메커닉은 오로지 대답을 선택하는 것뿐이다. Nicky Case가 그의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하게 된 상황 속에서 플레이어는 Nicky Case가 되어 그가 가족에게 할 대답을 선택해 커밍아웃의 과정을 경험한다. 게임의 플레이 과정은 단순하지만 플레이어가 플레이를 통해 느끼게 되는 감정은 복잡하다. 


<1979 Revolution:Black Friday>에서 플레이어는 플레이가 진행되는 사건들 속에서 특정한 순간을 선택하여 카메라로 찍는다. 혁명의 상황 속, 플레이어는 포토 저널리스트가 되어 주위의 사진을 찍으면, 그 상황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부여받게 된다. 플레이어는 사진을 찍는 행위를 통해 혁명에 더 깊게 관여하게 되며, 혁명에 관여하게 될수록 자신의 생존과 도덕적 윤리 사이에서 ‘선택’해야만 한다. 이러한 선택의 과정은 혁명의 복잡한 이면을 체험하게 해주어 진정한 혁명에 대해 말한다. 

이러한 선택은 선택이 단순히 게임 진행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넘어서서 플레이어를 고민하게끔 한다. 

사람들에게 선택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게임을 고민해보아야 한다. 

선택 자체가 게임의 주요한 매커닉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들에서는 게임에서 ‘선택’의 의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This War of Mine>에서는 다양한 선택을 다룬다. 필요한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부터 플레이어의 정신적 상태에 영향을 주는 윤리적 선택까지 ‘선택’에 의해 플레이된다. <VESPER.5>는 하루에 한 걸음만 움직일 수 있는 매우 제한적인 메커닉을 갖고 있다. 하루에 한 걸음만 움직일 수 있는 플레이어는 한번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되돌리기까지 수많은 날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걸음 한 걸음에 신중해진다. 이처럼 플레이어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스스로 ‘선택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된다.

살펴본 위 게임들을 통해 '선택'은 새로운 의미를 담아내는 게임을 실험하기 위한 Key mechanic이 될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그렇다면 선택이 강조되는 게임은 어떤 구조를 갖게 될까?

선택이 게임에서 주가 되는 게임의 경우 단서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플레이의 의미가 크게 달라지는 분기형 구조를 갖는다. 이와 같은 구조는 게임의 문법이 책과 같은 기존 전통적이 텍스트가 갖는 선형적이고 순차적인 문법과 다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게임의 문법은 하나의 정보 단위인 노드(node)는 링크(link)로 연결되어 정보를 선택적이고 비선형적으로 획득하는 하이퍼텍스트의 원리와 닮아있다. 플레이어는 선택적으로 정보를 취득하고 이야기를 전개해간다. 

Twine은 텍스트의 시각적 구조가 강조된 게임 개발 도구이다.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간단한 코드를 통해 게임을 손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Twine은 텍스트가 플레이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 텍스트를 선택해 다른 텍스트로 넘어가게 하는 하이퍼텍스트적 특징을 살릴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

Twine은 각각의 코드를 입력한 뒤 입력한 코드들이 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 코딩의 과정이 간단하게 시각화하여 보여진다는 장점이 있다. 아래의 그림과 같이 박스와 화살표로 게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맵으로 확인하면서 게임을 만들 수 있어 하이퍼텍스트적 사고를 용이하게 해 준다. 

우리는 게임에서의 ‘선택’에 대해 각자 고민해본 뒤 선택의 메커닉을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툴인 Twine을 활용하여 게임을 실험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