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을 벗어난 게임 플레이

스크린을 벗어난 게임플레이

Unity3D와 아두이노로 가상의 세계를 실제의 오브젝트와 연동한 게임플레이를 구현한다. 

itch.io에 셀프 퍼블리싱을 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워크숍을 마무리!

지난 시간, ‘게임의 규칙을 통해서 현실을 어떻게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에서 출발한 게임 플레이의 예시들을 살펴보았다. 게임 플레이는 더 이상 게임 세계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대안적인 게임들은 게임 밖에서 게임 플레이를 연동하고자 한다.

우리는 Unitiy 3D와 아두이노를 활용해 게임 세계 내의 게임 플레이와 현실 세계의 물리적 조작을 연동하였다. 게임 플레이가 스크린을 벗어나 얼마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실험해 보았다.

아두이노를 활용한 실험에 앞서 게임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해 게임 플레이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 논의해보았다. 

게임 아이디어로는 아두이노를 장애물 및 변화 요소로만 활용한 것이 있는 반면 아두이노가 주된 매커닉으로 작용하는 것까지 다양하게 논의되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로는 아두이노로 빛을 조절해 게임 플레이를 컨트롤하는 아이디어, 색을 발현하는 아두이노를 활용하여 색만으로 퍼즐을 풀어나가는 아이디어, 웹상의 제1플레이어와 아두이노를 조종하는 제2플레이어가 2인 1조가 되어 협업하는 아이디어 등이 있었다.

아두이노는 본인이 필요한 매커닉을 선택하여 게임 세계 외부에서 물리적인 변화를 가할 수 있다. 설치 방법도 기능에 따라 다르지만 도면을 보고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해 스크린을 벗어난 게임 플레이를 실험하기 좋은 요건을 갖추었다.

앞서 참여자들끼리 공유한 게임 아이디어를 토대로 팀 작업 혹은 개인 작업으로 스크린을 벗어난 게임플레이를 실천하고자 했다.

이 팀은 아두이노의 가변저항을 적극 활용하여 미로를 움직여 그사이를 돌아다녀야 하는 게임을 만들었다. 아두이노가 핵심적인 매커닉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두이노로 원형 바닥의 회전 속도와 방향을 조정할 수 있게 하였으며, 플레이어는 점프와 낙하가 가능하게 구성하였다. 원형 판 자체의 움직임과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더해 중앙 목적지에 도달해야 하는 퍼즐 게임이다.

이 팀은 <Spycam Museum>이라는 게임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문제를 게임 플레이를 통해 다루고자 한다. 불법촬영 박물관에는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고, 고화질의 사진을 원할 시 버튼을 누르게 유도한다. 고화질의 사진이 출력이 되어있는 곳으로 향하면 그곳에는 버튼을 누를 당시 웹캠으로 찍힌 플레이어 본인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이러한 플레이 과정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불법촬영물을 보는 주체 자신도 언제든 해당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불법 촬영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위 세 팀은 아두이노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다양하게 활용한 점이 재미있었다.

왼쪽 팀은 아두이노를 활용하여 빛의 양을 조절해 알을 키워 부화시키는 게임을 만들었다. 빛이 들어오면 알이 따뜻한 방 쪽으로 가게 되고, 빛을 가리게 되면 차가운 환경의 방에서 키워진다. 1분이라는 시간 제한 안에 알이 어떤 환경의 영향을 받았는지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알이 자라온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가운데 팀은 아두이노를 장애물인 벽을 해결하는 데 활용하였다. 이 팀은 내가 플레이어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플레이어가 아니었다는 내용으로, 게임 플레이어의 정체성에 관한 대안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고자 한다. 플레이어는 여느 게임과 다를 바 없이 벽으로 막힌 장애물들을 해결하고 그사이에 숨어있는 몬스터들을 처치하지만 보통의 게임들과는 다르게 장애물과 몬스터를 다 처치해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 결과에 대한 의문을 가진 채 플레이어는 진실을 알려주겠다는 공간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공간에는 거울이 있는데 거울에 비친 플레이어의 모습은 사실 그동안 제거한 몬스터의 모습과 같다는 반전을 보여준다. 플레이어가 게임 플레이에서 반드시 주체적인 역할이 아닐 수도 있다는 대안적 가치를 제공한다.

마지막 팀은 아두이노의 기울기 조절을 활용해 방 안의 물건들을 움직이도록 하였다. 방을 기울임에 따라 방 안에 있는 모든 가구들은 움직이는데, 크기와 무게에 따라 움직임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머리를 써서 제시된 작은 타깃 물건이 문틈이나 가구들 사이로 빠지지 않게 꺼내는 퍼즐 게임이다.  

8회차에 거친 다양한 툴과 방식을 활용한 게임 메이킹 실험으로 게임의 관습과 체제에서 벗어난 대안적인 게임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고자 했다. itch.io를 통해 매주 게임을 공유하자는 다짐은 조금은 부담스러운 시작이었을지 몰라도 우리는 서로의 게임을 플레이해 보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더 나은 실험 결과로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 

워크숍을 통해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나마 하게 되었고, 이 워크숍이 대안적인 매체로서 게임의 매력을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다면,  그 계기만으로도 우리는 게임의 가치를 새로이 알게 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