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한솔

배한솔은 주로 리서치 기반의 입체, 설치, 비디오 제작을 통해 한국에서 집이라는 공간이 재생산하는 삶의 방식과 주거공간을 구성하는 요소에 관심을 두고 작업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왔다. 특정한 문화적 현상이 발현되는 방식을 추적하고, 특정 시기에 유행했던 가구 양식으로부터 당시의 문화적 코드를 읽어내는 등 한국의 보편성이 특수하게 발현되는 다양한 맥락을 작업으로 다루어왔다.

Pathfinder

싱글채널 비디오, 10분

말을 걸면 대답을 하는 AI 스피커나 스스로 집 안을 청소하는 로봇청소기가 자율적인 판단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미리 입력해둔 명령어 때문이다. 덕분에 이 기기들은 단지 사용자의 집에 던져져 쓰이기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의 쓰임새와 작동 방식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그 사물이 제시하는 바와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데, 사소한 오류부터 치명적인 사고를 야기하는 오작동까지 이 모든 불일치의 순간은 기술적 한계를 지닌 기계의 탓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사용자이자 설계자인 인간이 만든 것이기도 하다. 작업 <Pathfinder>에서는 정해진 코드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청소기와 AI 스피커, 3D 프린터 세 종류의 기기가 등장하여, 각 기기들이 인간-세계와 맺는 관계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