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감각 : 2017

『위치감각: 서울 2017』은 ‘이후’에 대한 상상을 추진하기, 현실 사회의 여러 맥락에 자신을 위치시키기, 예술 전공자 및 예술계 종사자들의 자발적인 플랫폼 만들기 등과 관련된 궁리들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2016년 가을에 이은 강연 프로그램 『위치 감각』은 '장소성’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들을 소개했습니다. 특히 『위치 감각: 서울 2017』은 문화/예술 활동과 여성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서울을 구성해 보았습니다. 임동근 지리학자님은 첫 강연에서 인구 구성의 변화를 통해 서울의 발전을 살펴보며, 대도시에서의 여성의 문제를 이야기했습니다. 이후에는 서울과 위트레이트를 오가며 비평적 예술 실천 중심의 활동을 기획하는 최빛나 CasCo 큐레이터님, “예술하는 도시로서 서울”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자기 주도적 학습의 플랫폼을 운영하는 예술학교 RAT의 기획자인 디륵 플레이슈만 작가님,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적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퍼블리의 박소령 대표님, 아시아의 도시들에 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다큐멘터리와 퍼포먼스 작업을 하시는 서현석 교수님이 각각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임동근(geog.snu.ac.kr)

서울의 현대사를 메트로폴리스와 여성이라는 주제로 분석해 본 강연이다. 인구 구성의 변화를 통해 서울의 발전을 살펴보며, 대도시에서 여성의 문제를 점검해 보았다. 가령, 단신으로 서울로 상경했던 젊은 남성의 집중도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방은 중공업단지 중심으로 제조업 발전을 겪었던 반면, 서울은 고학력, 전문 인력(남성)과 저학력, 서비스업(여성) 및 경공업(여성)이 집중되었다. 대표적인 예인 구로공단처럼, 여성 노동력 중심의 경제 성장 이후 서울의 경제 구조는 크게 변화했고, 계급별 주거지 변화, 부촌의 등장과 빈민촌의 철거 등 많은 공간적 변화 또한 이어졌다. 한편, 오늘날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불리는 상업 서비스업의 확대도, 대도시의 여성 노동력의 측면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강연자의 두 논문 「Age-specific concentration patterns in South Korea」, 「Female concentration in Metropolitan Area」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최빛나(casco.art)

서울에는 중소규모의 미술 기관이 거의 부재하는 듯하다. 아주 작거나 큰 기관 사이 외롭고 위태한 “자립”과 비정상적이고 권위적인 운영을 가로지르는 제3의 공간이 절실하다. 이러한 제3의 공간의 가능성의 한 사례로 네덜란드의 카스코를 이야기하는 자리이다. 학제와 상이한 공동체들을 가로지르고 모집하는 “아티스틱 리서치”(artistic research) 프로젝트들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동시에 과거의 “연대”나 커리어성 “네트워크” 개념과 차별화하여, 친밀성, 삼체문제, 약한 연결, 생태계적 사유를 통한 또 다른 연계 및 내적 작용, 이로부터 비롯된 기관의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박소령(publy.co)

정부는 고용지원정책과의 연계하에, 문화예술분야 청년들의 창업-창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예술경영 관계자들은 문화예술 제작자의 활동의 토대를 체계화하려고 하며, 더 나아가 문화예술 콘텐츠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 “지적 콘텐츠의 온라인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는 퍼블리의 기획 배경, 추진 과정, 운영 현황, 이후 계획 등에 대해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문화/예술 작품 및 실천의 플랫폼으로서, 온라인 환경은 어떨지 탐색해보는 자리가 되었다. 참석자들의 구체적인 질문을 받으며, 강연을 진행했다.

박성태(junglim.org) & 황두진(djharch.com)

정림건축문화재단에서 지난 5년 동안 주최해 온 『건축학교』의 기획 의도, 진행 과정과 결과에 대한 자체적 평가 등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된 강연이다. 『건축학교』는 건축을 학습하는 것의 이유와 목적 그리고 건축가가 아니어도 ‘건축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관심을 토대로, 진행된 프로젝트이다. 이 강연은 『건축학교』 세부 프로그램 중 특히, “몸으로 표현하는 건축과 도시”를 중심으로, 박성태 기획자와 황두진 건축가의 개별 강연과 대담으로 진행되었다다. 정림건축문화재단이 건축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프로젝트들의 플랫폼으로서 어떤 성과들을 거두고 있으며, 어떤 미션이나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들어 보았다.

디륵 플라이쉬만 (ratschoolofart.com)

제도권 교육 바깥에서 진행되는 예술 교육 혹은 예술 교육 중심의 독립적 커뮤니티의 사례로서 RAT school of ART의 기획자를 초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RAT의 개요, 의도, 진행 상황, 현재 단계에서의 자체 평가 등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가 되었다. 예술 학생 및 예술가들이 독립적인 콜렉티브 작업을 기획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덧붙여 RAT 미션에도 언급되어 있는, “예술하는 도시로서의 서울”에 대한 기획자의 생각을 자세히 들어보고자 했다.

서현석(communication.yonsei.ac.kr

아시아의 대도시와 건축물 중심으로, 다큐멘터리와 공연을 제작 중인 서현석 교수의 프로젝트들을 중심으로 강연이 진행되었다. 공연예술에 대한 저술을 모은 『미래예술』과 다원예술잡지를 표방하는 『옵.신』 등, 연구/저술 활동들과 창작/제작 프로젝트 연계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대학교에 기반을 두고, 연구하고 교육하는 활동 그리고 국내외 예술기관과의 협력 관계하에서 추진되는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다원적’이라는 수사로 묶여지는 활동들이 갖는 복합적 상황의 단면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