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ona-L

Persona-L은 각 개인의 이야기에서 시작하는 사적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세 명의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구성된 팀이다. 팀의 구성원인 남아름과 이영미, 그리고 조한나는 모두 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과에 재학 중이다. 팀명인 Persona-L은 사적 다큐멘터리를 뜻하는 ‘Personal Documentary’의 ‘Personal’에서 비롯되었지만, ‘사적’이란 단어의 편협한 정의를 넘어 각자의 페르소나를 다양한 이야기로 확장하고자 하는 팀의 지향점을 담고 있다. 이들은 각각 기존의 고착화된 다큐멘터리 제작 문법에서 벗어나고자 새로운 시도를 하며, '사적 다큐멘터리 담론'을 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예술적 방법들을 실천하고 있다. 증강현실(AR)과 미디어 설치를 결합한 작품 <Persona Processing>을 통해 '1인칭 사적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볼 수 있는 융복합적 실험을 진행하였다. 

<Persona Processing> 

‘Processing’은 빛에 노출된 필름을 처리하여, 찍혔으나 보이지 않던 잠상을 드러내어 항구적으로 정착시키는 과정을 뜻한다. <Persona Processing>은 사회 구성원의 일부분이었던 한 개인의 단면들을 1) <Importing>하고, 사회를 바라보는 독창적인 시선으로 2) <Editing>하여 자기민속지학(autoethnography)적 영상작업물을 사회적 담론으로 3) <Exporting>하는 과정의 프로젝트이다.

세 가지 프로세스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세 명의 여성 감독이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로 다큐멘터리 작품 세계를 구축해나가는지 보여준다. 이는 누구나 카메라를 가지고 자신을 찍는 시대에서 ‘사소하고, 가치 없다'고 여겨지는 사적 작업물의 의미와 당위성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작가의 내적, 외적 투쟁이다. 더 나아가 새로운 문화와 기술 환경에서 여성의 사적 기록이 어떻게 작품으로 탄생하고, 평가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Persona Processing>은 누군가의 잣대에 의해 형성되는 페르소나가 아닌, 자신에게 내재된 다양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용기로서 페르소나가 형성되길 바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단채널 비디오 / 1920*1080 / 사운드(스테레오) / 2021

90년대생 세 여성 감독이 촬영한 1995년-2021년의 비디오와 셀프 비디오. 다른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라 온 이들은 필름-디카-휴대폰-인공지능의 발전 속에서 영상을 자연스럽게 접하는 세대로서 살아왔다. 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영상 파일로 담고, 편집하고, 공유하는 공통된 시대별 행동 양상을 보여준다.


AR 혼합 매체 / 가변 크기 / 사운드 (스테레오) / 2021

세 여성 감독은 각자의 첫 사적 다큐멘터리를 영화제에서 상영하고 예술인으로 인정받았다. 관객은 AR(증강현실)을 통해 ‘영화’로 인정받아 극장이라는 공적 공간에서 상영되었던 세 여성 감독의 다큐멘터리의 파편들을 경험하게 된다. 액자에 전시된 의미심장한 마커에서 구현되는 AR 콘텐츠는 관객 개개인의 가장 사적인 매체인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통해 펼쳐진다. 이는 어떤 사적인 기록이 다큐멘터리로 확장될 수 있고, 다큐멘터리 ‘작품’이라 명명되는지 질문을 던진다.


3채널 비디오 / 가변 크기 / 2021

과거에는 자신을 찍는 일이 흔하지 않았다. 브라운관 텔레비전 출연은 권력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유튜브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자신을 찍고 드러내는 데 능숙한 페르소나를 갖게 되었다. TV 속에 나타나는 자신과 카메라 뒤에 서 있는 현재의 자신이 하나가 되는 순간, 우리는 우리의 수백 가지 페르소나 속 숨겨진 이야기를 송출하는 경험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