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가든 서울 페스티벌 : Code H

인간은 시대 변화에 따라 다양한 가치를 추구해왔고, 디지털 기술이 출현한 이후 인간은 새로운 기술환경에 걸맞은 언어와 미학을 발전시켜왔습니다. 제임스 브리들(James Bridle)은 “New Aesthetic”이란 용어를 통해 포스트 디지털 시대의 시각언어와 혼합현실 출현에 따른 새로운 미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SNS와 가상 미디어가 일상에 깊이 침투된 오늘날, 우리는 현실과 가상이 혼재된 환경과 소용돌이치는 미래의 변화를 맞이하는 가운데 예측할 수 없는 오류와 견고한 메시지들이 애초의 의도와 다르게 반작용하며 드러내는 풍자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2020년도의 페스티벌이 20세기 후반에 급변하는 기술 환경의 영향으로 새롭게 발생한 현실과 가상세계 간의 관계를 ‘서드 라이프(Third Life)’로 화두를 던졌다면, 2021년에는 코로나 이후(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예술학교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예술 교육의 확장을 시도했습니다. 이번 시도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제안으로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은 국제 협력 교육프로그램 〈한국예술종합학교 X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으로 시작니다. 한예종 출신 다양한 전공의 신진 예술가 팀과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다국적 멘토가 참여한 이번 예술창작 교육프로그램은 2021년 1학기 동안 ‘인터랙티브+’(3팀)와 ‘이머시브 퍼포먼스’(5팀) 두 커리큘럼을 통해 총 8팀의 융합예술 교육 운영과 작품 창작을 지원했습니다. 각각 게임과 몰입형 공연이란 새로운 예술 매체를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이를 통해 디지털 미디어의 상호작용성과 예술적 몰입성을 실험해낸 창작 결과물을 만들었고, 이번 축제에 자랑스럽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다양한 예술 교육과 창작을 시도의 결과물 〈2021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가든 서울〉을 통해서 선보였습니다. 이번 페스티벌은 ‘Code H’를 주제로, 오늘날의 새로운 미학에 관해 탐구하고, 도래할 미래의 예술과 기술이 인간애(휴머니즘)와 공존할 수 있는 방식으로서 ‘유머’에 주목했습니다. 앙리 베르그송은 유머에 대해 ‘매우 인간적이며, 반사회성에 대한 치유제’라고 정의한 바 있습니다. 유머는 어떤 표현수단보다 설득적이고 포용력 있는 세계 공통의 언어이며, 유머 그 자체는 언제나 사회적인 의미와 역할을 지닙니다. 이번 페스티벌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전문가의 강연, 쇼케이스, 퍼포먼스 상영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위기 극복을 위한 유머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유머와 융합예술 간의 상관관계를 조명해보았습니다.


괄 : 조충연(한국예술종합학교 기획처장, 영상원 교수)

온라인 퍼포먼스 <Code : Human>은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가치의 변화를 살펴보았습니다. 인류 역사상 휴먼스케일의 변화에 대해 다양한 주제 연구로 영상화한 HjkEg Collective의 (2020)과 전통의 현대적 접근으로 화합과 치유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새로운 의식(New Ritual)> (2018), 그리고 한국 전통예술인 탈춤의 형식적 탈피를 통한 현대적 고찰을 흥미롭게 담아낸 <탈춤의 목적>(2021) 총 3편의 초청작을 선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전통과 현대의 이분법적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미래의 가능성을 상상해봅니다.

새로운 의식 (2018) |
사위(SaaWee)

탈춤의 목적-현대사회 속 탈춤의 형식적・실질적 의미와 지속 가능성에 관한 고찰 (2021)
| 박인선(출연)

Neo-Human Scale (2020)
| HjkEg Collective

온라인 렉처 시리즈 <Code : Humor>는 포스트 코로나 사회의 위기와 디지털 사회로의 급격한 전환에 대비할 수 있는 가치로서 '유머'에 주목합니다. 공감과 소통의 언어인 유머를 둘러싼 다양한 담론을 공유하고자, 'Day 1. 공동체를 위한 유머(Humor for Community)', 'Day 2. 플레이를 위한 유머(Humor for Inter-Play)', 'Day 3. 미래 창작을 위한 유머(Humor for Future Creativity)', 총 7편의 토크로 구성했습니다. 문화인류학, 심리학, 게임, 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의 토크를 통해 변화의 위기를 기회로 삼고,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유머의 가치를 다각도로 모색해보았습니다.

온라인 쇼케이스 <Code : Hybrid>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익스포트와 협력하여 운영한 융합예술 창작교육 프로그램 '한국예술종합학교 X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아카데미(K-arts X Ars Electronica Academy)'의 창작 결과물을 소개했습니다. 아카데미는 '미래 공동체를 위한 유머'라는 주제로 창작 매체로서의 게임을 다룬 'Interactive+' 수업과 VR을 활용한 실감형 공연을 실험한 'Immersive Performance' 수업, 총 2과목으로 구성됩니다. 본 쇼케이스는 게임과 VR 매체의 특성인 가상성과 상호작용성을 중심으로, 현실과 가상이 중첩된 혼종적 환경에서 창작된 작품들을 통해 미래 예술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해보았습니다.

클로징 이벤트

<장구인더클럽으로의 초대>

<장구인더클럽으로의 초대>는 온라인 가상세계에 구축한 주막에서 누구나 음악과 춤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축제의 클로징 이벤트입니다. 참여자는 한국 전통악기인 장구를 기반으로 한 음악공연에 맞춰 춤을 추고,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기며 자유롭게 네트워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