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리

서태리는 음악과 함께 안무하여 무용 작품을 만드는 융합예술을 지향한다. <함께 하(려)는 몸>(2017), <함께 하(려)는 사람>(2018), <벌린 作 - 그 너머 거닐 무브 셋>(2019)을 통해 동작을 음악 작곡법 중 대위법의 규칙을 도입하여 안무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동작은 척추의 3가지 움직임(앞뒤, 좌우, 트위스트)의 조화로 발생되는 20가지 방향에 맞춰 머리, 손, 발 등의 신체 부위가 향하게 하며 형성되었다. 이번 작업에서는 이렇게 형성된 동작에 중력에 의해 생성되는 힘의 이동을 덧붙이고, 이를 대위법에서의 두 음의 관계를 2명의 무용수가 서로 모방하고 동작을 반복하며 발생하는 동선과 타이밍으로 표현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안무 방식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의문을 제기한다.

 <하나의 몸으로 2인무 하기 Duet>

이번 작품에서 서태리는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김주성과 함께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가 작곡한 인벤션 10곡(BWV 772-781)을 분석하여 10개의 2인무를 만들었다. 이 작품에는 무용수가 존재하지 않는다. 안무가인 서태리는 자신의 신체로 두 명의 움직임을 만들고 실현한다. 이를 카메라에 담아 하나의 화면으로 중첩하여 2인무로 나타낸다. 영상 미디어는 ‘편집’을 통해서 다른 시간의 두 신체를 하나의 공간으로 불러온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5가지의 물음을 이 작품을 통해 해결해 보고자 지난 6개월간 실험해보았다.

• 음의 구조를 체계적으로 배열하는 음악의 규칙을 배워 안무에 적용한다면, 그 적용은 몸이 가진 수많은 변수를 해결할 수 있을까?

• 악보처럼 안무를 영상으로 기록한다면, 영상 속 신체는 무대 위 신체와 같이 현존 할 수 있을까?

• 그 신체의 움직임은 무대 위에서 찰나의 순간에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까?

• 안무를 수행할 때 발생하는 소음을 소리로 기록해서 영상에 덧입히면, 그 소리는 안무가의 복제된 신체를 또 다른 무용수로 위조시킬 수 있을까?

• 그 영상은 마치 두 명의 무용수가 수행하는 2인무처럼 느껴질까?


*대위법(Counterpoint)은 일정한 기법과 미적 기준에 따라 둘 이상의 선율을 동시에 결합하는 작곡기법이다.
2020.11.10 공연실황영상 편집(20분), 미아리고개예술극장안무, 출연 : 서태리 / 조명 : 정채림 / 음악 : 김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