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인

박혜인은 미술을 공부하고, 현재는 유리를 전공하고 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글로리홀(Gloryhole)” 라는 이름으로 미술 작가이자, 조명 브랜드의 제작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박혜인은 《Gloryhole Light Sales》(개방회로, 서울, 2015) 전시를 시작으로, 사람의 삶이 깃들어있는 생활공간에서 '가까이 두고 바라볼 수 있는 빛'으로서의 조명을 디자인/제작해왔다. 박혜인은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예술 작품과 디자인 제품의 접점, 미술 - 디자인 - 테크놀로지 사이에 있는 자신의 관심사를 연구하고 표현하고자 한다. 주요 전시로는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2017), 《Ghost Shotgun》(시청각, 서울, 2019) 전시를 기획, 참여하고, 《DDP Design Fair》(2019) 사전 매칭 디자이너로서 선정되었다.

<눈섬광 어항 Phosphene fishtank>

눈 섬광(Phosphene)이란, 망막에 물리적인 자극이 작용할 때 순간적으로 빛이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눈을 감고 지그시 누르면 볼 수 있는 어둠 속의 환각적 형상들은, 외부의 물리적 자극에 대한 시신경의 착각을 통해 빛의 형태로 번역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박혜인은 눈 섬광을 ‘눈을 감아야 볼 수 있는 빛’이라는 점에서, 한 개인의 감각 안에서 끝나게 되는 어떤 이미지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작업은 우리의 안과 밖의 연결로 구성된다. 설치된 두 작업은 모두 호흡과 스스로 빛을 만들어내는 능력인 ‘발광’과 관련되어 있다. 하나는 스스로 빛을 낼 수 없는 인간이 자신의 내부 감각인 눈 섬광을 인간 바깥으로 내보이는 것, 다른 하나는 바닷속의 와편모충류(Dinoflagellates)와 같은 스스로 발광하는 생물의 빛을 가져와 그 빛을 인간이 작동시키는 빛-조명으로 만드는 것이다. 관객은 어항 앞에 놓인 산소포화도 측정기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잠시 숨을 참아야 한다. 숨을 참을수록 서서히 떨어지는 산소포화도 데이터가 일종의 조광기(Dimmer)로서 작동하여 점차 해파리의 몸을 밝히게 된다.


*본 작품은 대전문화재단의 <2020 아티언스 대전>에서 한국기계연구원과의 협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유리 수조, 해파리(Aurelia aurita), 레이저, 나노 구조색 PDMS 시트, 산소발생기, 산소포화도 측정기, 1500×310×310mm

<숨과 파동 Breathe and Wave>

‘와편모충류(Dinoflagellates)’는 해양 플랑크톤으로 외부의 자극이 주어지면 스스로 생체발광을 하는 생물 종이다. 이 작업은 인간의 호흡이 다른 생물에게 파동이 되고, 그 파동으로 인해 빛이 생성되는 과정을 하나의 시각물로 그려낸다. 그들이 어째서 스스로 빛을 내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고, 다만 포식자를 피하기 위함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유리, 물, 와편모충류(Dinoflagellates), 에어호스, 가변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