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김지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건축학과에 재학 중이며, 건축적 개념을 기반으로 컴퓨터의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가상공간의 새로운 물리체계에 눈을 뜨고, 이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자 공부하고 있다. 김지연의 작품은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상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현실에는 존재할 수 없지만, 가상이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는 다차원적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리고 이 SF 세계와 같은 가상공간을 현실과 연결해, 김지연만의 예술적인 세계를 구현하고자 한다.

<Inside the Rubik's Cube>

‘휴먼 스케일’은 건축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우리 인간의 신체 크기에 따라 공간의 크기를 정의하는 개념이다. 그렇기에 인간이 가장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척도이고, 건축에서는 이 휴먼 스케일을 가장 이상적인 스케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현실이 아닌 가상 공간으로 들어가면 어떨까? 가상은 공간뿐만 아니라 우리 몸도 자유자재로 크기를 바꿀 수 있다. 가상에서의 휴먼 스케일은 또 다른 개념이 될 수 있다. 공간을 이루는 크기, 방향, 위상, 차원과 어떤 미디어로 접하느냐, 그리고 그 속의 플레이어가 어떤 상태에 있느냐에 따라 다양한 방향의 개념으로 풀어낼 수 있다.

이번 작품은 관객이 직접 현실의 오브제(큐브)를 조작해, 이 오브제와 연결된 가상공간을 변형시킴으로써 현실과 가상 공간의 주체가 됨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루빅 큐브의 형태에서 시작한 이 작품은 큐브의 겉면이 아니라 큐브의 구조 속으로 들어가 보는 작가의 상상에서 시작했다. 현실의 큐브는 겉면의 색상 배열만 고려하여 조작했다면, 이 큐브가 가상과 연결되면서부터는 각 조각의 방향과 연결, 회전에 의한 변형까지도 생각하여 조작에 반영해야 한다. 현실 오브제와 가상 공간의 연결을 통해, 이를 구성하고 있는 공간의 내부와 외부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어 가상공간은 보다 현실과 연결이 되어 우리 손안에 들어온다. 관객은 회전하는 큐브의 안과 밖의 공간변형방식을 동시에 경험함으로써 공간의 ‘밖’과 ‘안’, ‘현실’과 ‘가상’, ‘평면’과 ‘입체’의 조합과 공존을 경험할 수 있다. 작가는 그렇게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휴먼 스케일’의 폭을 확장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Multimedia (Cube: 3d printing, 150×150×150mm, Arduino / Scene: Monitor, Rhino3D, grasshopper, U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