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소진

곽소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를 졸업하고, 작가이자 영상 테크니션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연출 작품은 <내 몸은 깜빡이고 나는 가끔 너의 꿈을 꾼다>(서울국제실험영화제, 서울, 2014), (Theatre de la Ville, 파리, 2016 DANSE ENLARGIE), (《No Color》전, 서울, 2020)이 있다. 촬영 감독으로 참여한 작품들은 《제23회 부산 국제영화제》 메세나 특별 언급상, 《제17회 EIDF》 내일의 다큐멘터리상, 《제20회 가치 봄 영화제》 우수상 등을 받았고, 《제70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비엔날레 프로젝트 랩에 선정되었다. 2020년 현재, 인사미술공간 <인미공창작소> 1기 입주팀 (KULA!)로 활동 중이다.

《Black Bird Black》

“검은 새가 있는 도시에서 검은색은 뚜렷해진다. 검은색이 있어서 검은 새는 다양해진다.”

흔히, 매체를 통해서 인간의 인지력은 확장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검은 새, 검은색 Black Bird Black》은 2019년, 기후 변화로 인해 경기도 일대에 까마귀 떼가 급증하여 도심 한복판에 출몰하고 있는 까마귀 떼의 이미지에서 출발했다. 곽소진은 도시의 밤을 촬영한 영상 속에서 까마귀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영상 속 까마귀의 존재는 밤하늘과 동일한 계조(Gradation) 안으로 사라지고 오직 하나의 ‘검은색’만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영상에서 우리의 눈은 이 검은 도시의 풍경을 담은 디지털 이미지의 계조를 의심하고 통과해야만 까마귀와 검은색을 온전히 볼 수 있다. 이번 작업에서 곽소진은 영상 촬영과 이미지 생산에서의 ‘기술성(technicity)’의 관점에서 검은색을 바라보았다. 검은색을 검은색으로, 그리고 검은 새를 검은 새로 만들어주는 조건들을 살펴보고, 이 검은색을 재현하는 동시에 더욱 빈 자리로 만드는 매체 기술의 역설과 마주하고자 했다.

이번 프로젝트명과 동명의 소설인 『Black Bird Black』(정소영, 최선우, 임지지, 강동호, 함윤이, 2020)은 ‘검은색’의 물질성을 허구적인 상상력을 통해 우회하여 이해하고자 했다. 소설이 검은색과 검은 새의 관계를 문학작품의 은유적인 차원으로 확장하였다면, 곽소진의 작품은 매체의 특성을 직접적으로 마주한다. 이는 모니터 디스플레이의 해상도 제어를 통해 검은 하늘에서 새의 형태로 돌출되는 디지털 영상, 떼까마귀의 출몰 수를 기록한 데이터 그래픽, 흑백 필름의 계조를 코드화한 사운드 작업과 설치물을 통해 검은색의 뜻과 형태를 긴밀하게 뒤섞는다.

<Crow Brighter Than Ever> 단채널 영상 설치 UHD, No Sound, 21분 11초 (Loop)
<검은 책을 위한 책장> 컬러 코티드 아이언 (120×180mm), 책(110×180mm)수록 작품 : 최선우 <햇빛>, 정소영 <크로마토그래피>, 임지지 <우리 사이에 칼이 있었네>, 강동호 <곱슬머리>, 함윤이 <내 뱃속의 멋진 새>책 디자인 - 신민규
<BBB map 01> 흑지에 인디고 인쇄 (260×594mm), 아크릴 액자, (300×634mm)2019-2020 떼까마귀 출몰 기록(데이터 자료 제공 : 수원시청 환경생태과)
<BBB map 02> 흑지에 인디고 인쇄 (100×100mm), 아크릴 액자 (140×140mm)(데이터 자료 제공 : 수원시청 환경생태과)
<Searching Black 2> 아크릴 파이프 (180×2000mm), 레이저 포인터, 와이어, 접착 시트에 디지털 인쇄, 2채널 Sound 4분 56초 (Loop)패턴 디자인 - 김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