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민

 투민,  2MIN 2018 teaser, single channel video, 2min, 2018

2MIN 2018

‘2MIN2018’은 센서를 사용해 움직이고, 빛이 나는 오브제와 소리가 나는 장치를 부착한 퍼포머가 화합하여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는 퍼포먼스이다. 퍼포머는 소리가 나는 신발을 신고 오브제와 오브제 사이를 거닌다. 각각 역할이 부여된 오브제들(퍼포머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다니는 조형물, 다가가면 음악이 재생되는 오브제 등)은 퍼포머의 행동에 반응하여 움직이고 소리를 낸다. 우리는 이 작업을 통해 제3의 멤버인 기계(오브제)와 사람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서로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투민, 2MIN2018, installation, 2018

작업 과정

초기에 생각했던 작업 계획에서 퍼포먼스를 위해 만들고자 했던 것들은 ①사람이 걸어가는 데로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다니는 4가지 조형물, ②사람이 다가가면 음악이 재생되며 돌아가는 오브제, ③사람이 다가가면 LED 전구가 켜지는 설치물, ④사람의 걸음걸이에 따라 소리가 나는 신발, ⑤관람자가 전시 공간 안으로 들어가면 커튼 뒤로 바람이 불고 공간의 불이 켜지는 인터랙션이었다. 아두이노 우노Arduino Uno와 아두이노 나노Arduino Nano, 릴리 패드LilyPad, 각종 센서 등을 사용해서 사람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오브제와 사람의 연결을 구현해보고자 했다. 

투민, 투민 신발 드로잉, iPad, 2018

투민, 투민 카 드로잉, iPad, 2018

하지만 기술 구현에 있어 어려움이 매우 많았다. 작업을 거듭해 나갈수록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주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으레 그럴 것이다.’라 단정하고 과학과 기술을 대상화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술적 측면이 구현된다면 작업이 완성될 것이라는 착각으로 퍼포먼스 자체에 대한 계획과 고민을 많이 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스페이스 캔에서 진행된 퍼포먼스는 오브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만 보여주며 관객에게 기능만 전달하게 되었다.전시 스테이트먼트를 써야 하는 시점에서 파편화된 우리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포기하고, 코드 문법을 흉내 낸 가상의 코드(의사코드pseudocode)를 만들었다. 
투민_2MIN 2018_performance_15min_2018.ino#include <2MIN 2018>
int 2MIN = (Ryu Jimin, Gim youngmin)int exhibition ={time = 123days,studying,money = 200,teaching = 2month,}int obstacle ={time,knowledge,money,effort,stress,health,condition}
void setup() {size(500,600);background(255);duration(15minute);space(space CAN);}
void loop() {if(obstacle money > 200) {phone call to DAD or MOM;  else if (declined) {  bank loan product(kakao) = exhibition money + 100; }}
if(obstacle condition > exhibition) {2MIN effort = random;delay(1week);}
if(obstacle stress > 100) {2MIN eat. salmon;}
if(obstacle knowledge < exhibition) {teaching. thanks to = (Hwang Joosun, Sohn Kyung-hwan);}
delay(holiday);
Serial.print(“object1=”);Serial.println(“Sound.shoes”);Serial.print(“object2=”);Serial.println(“car”);Serial.print(“object3=”);Serial.println(“rotation.sclupture”);Serial.print(“object4=”);Serial.println(“rotation.lamp”);}
// ‘2MIN’ was not declared in this scope
이 코드 작성을 기점으로 우리의 작업 방향은 ‘작업 과정을 드러내는 것’으로 수정되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전체적인 기획을 쫓아 허덕이기보다는 여러 개의 작은 기획과 컨셉을 작업에서 포획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사전에 계획에 없었던 렉처 퍼포먼스를 추가했다. 우리가 공부하며 봤던 YouTube, 기사 등을 재편집해서 하나의 대본으로 만들어 SNS를 통해 라이브 방송을 했다. 이는 우리가 해온 일련의 과정에 대한 요약인 동시에 기술, 과학에 대한 대상화(아무도, 우리조차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더욱 단적으로 보여주는 퍼포먼스이다.

투민, 예술가, 기술을 만나다,  lecture performance, 2018

투민, 2MIN2018, @Space CAN, performance, 15min, 2018 

에필로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약 200만 원이란 자금을 직접 운용해 볼 수 있었던 경험이 이전까지의 작업과 달랐던 지점이다. 덕분에 가장 큰 규모의 작업을 구현하고자 시도할 수 있었는데, 2m가 넘는 조형물을 제작한다거나, 작업의 수 자체를 늘려나갈 수 있었다. 기술적 한계가 컸던 우리에게 지원금은 주로 기술 외주를 부탁하는 데 사용되었고, 이상을 구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입장과 합리를 추구하는 기술자 사이에서 기능적으로 고수해야 하는 지점과 타협해야 하는 지점을 판단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특히 작가가 기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알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작업 전반에 있어 기술 구현 자체에 급급하기보다 전반적인 작업적 완성도를 따져보는 큰 시야가 필요했다고 본다. 간단한 동작이라도 어떻게 생각하고 묘사하느냐에 따라 다른 신선함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었고, 그렇기에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고 보여주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부족했던 지점이 아쉽다. 우리의 작업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졸업 전시에 진행할 퍼포먼스로 이 프로젝트의 종지부를 찍으려 하고 있다. 열흘이라는 전시 기간 중 매번 퍼포먼스를 진행할 수 없는 만큼 설치물을 통해 공간 자체에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는 중이다. 또한 현재 마주하게 된 각각의 오브제가 가진 기술적 한계를 역으로 이용해 그 오브제의 성격을 규정하고 재미있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투민 x 손정민, How to light on the 2MINworld, performance, 15min, 2018

투민, How to light on the 2MINworld,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