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진

장예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멀티미디어영상과 전문사 졸업을 했고 현재 미디어의 시대적 역할과 변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6년부터 수면을 주제로 예술 문화적 접근과 대중과 소통 방식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미디어, 수면 큐브를 통한 센서링, 수면 미디어 ASMR 재료 등 기술적인 센서와 인체의 감각 사이에 물질, 비물질적 속성을 균형감 있게 활용하는 전시를 만들었다. 전시에서 관객이 작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을 지향하면서 환경과 개인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들을 주요하게 관찰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수면예술문화연구소를 통해 변화되는 미디어의 다양한 방식과 인체 감각의 활용과 확장에 주시하며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고자 한다. 수면의 보이는 면과 보이지 않는 면, 나아가 의식적인 시대적 활동과 무의식적 시공간을 작업의 유연한 도구로 선택하고 수면을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넓혀가고자 한다.

장예진, New relaxation about ASMR, 2018

New relaxation about ASMR

'미디어 세대의 ASMR은 미디어의 감정 소통 부재를 미디어로 대안 한다.' 현재 YOUTUBE 채널에서 확장되고 있는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이라는 용어는 2010년 제니퍼 앨런(Jennifer Allen)에 의해 만들어졌다. 여기서 Autonomous는 "자유의사로 감각을 쉽게 하거나 아예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라 해석되고, 이에 주목하여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나는 미디어 네트워크가 형성한 ASMR 세대의 변화를 ‘수면’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내외부적으로 관찰하고자 했다. 그들이 만든 문화에서 물체와 인체, 물질과 감각의 변화를 시대적인 관점으로 들여다보며 해석하고자 했으며, 물리적인 센서 Sensor(기술적인 도구)와 인체의 감각 Sense을 연결하는 확장의 방식이 제공자와 수용자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하는 소통의 출발선에 있기도 하다.나는 ASMR의 낯간지러운 전달 방식들이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촉발되고 무엇을 확장하고 있는지에 대해 주목하며 되도록 중립적인 위치에서 ASMR의 근본적인 의미를 찾고자 한다.

장예진, New relaxation about ASMR, 2018

초기 작업 계획

New relaxation about ASMR은 ASMR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조사하고, 작업 매체를 미디어와 설치 미술로 결정한 다음 작업에 필요한 재료와 협업할 작업자를 선별하여 실험과 수정 작업을 거쳐 전시까지 진행되었다.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작업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ASMR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와 작업 계획 발표

 2) ASMR 조사 : 개념, 역사, 현상 이유, 미디어 채널 분석, 심리학적 측면, 인체에 영향, 전문가들의 견해 등

 3) 미디어 작업 : 시나리오 작업, 기술 적용 실험 과정, 협업할 작업자 물색

 4) 재료 분석 및 시장조사 : ASMR 기술적 도구와 재료를 선별, 제작, 응용 실험

 5) 아웃풋을 위한 재료와 작업자 선택 : 재료 구입과 작업자 협업 진행

 6) 작업 실험 및 보완 : 촬영 및 사운드 작업, 디자인, 작업재료 등 미디어와 ASMR 실험 과정 보완

 7) 전시 준비 : 미디어, 재료, 아카이빙, 쇼케이스에 필요한 재료 준비와 작업

 8) 발표 : 공간 설치와 쇼케이스 준비

작업 과정

프로젝트를 위한 전반적인 연구조사에 있어 ASMR과 수면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정보와 조사된 내용이 없어서 생각보다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작가적 관점의 정성적인 파악으로 연구 결과를 발표하게 되었는데 정량적인(통계적인) 파악의 부재가 오히려 작업에 도움이 된 부분도 있었다. 정량적인 파악의 부재는 나에게 미디어 작업 및 설치 미술을 통한 다양한 접근과 시도를 가능하게 했고, 물론 조심스러웠지만 좀 더 자유롭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초기 작업 계획에서 뇌파 측정을 통해 ASMR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데이터를 얻는 작업을 시도하려고 했으나, 정밀한 작업의 환경 및 시간, 작업 도구의 부족 등으로 의미 있는 데이터가 되지 못할 것 같아서 장비 테스트 및 진행 과정 계획 수립 정도로 마무리했다. 사실 수면을 다루기 위해서는 필요한 장비 및 공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생각했던 실험 규모와 장비 등을 작업 과정 중 파악해보니 여러 한계점이 드러나 이번에는 다루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 주어진 시간과 규모에 맞는 작업으로 조정하여 실험을 진행했다.

 장예진, New relaxation about ASMR, mixed media, dimensions variable, 2018

1. New relaxation about ASMR, Mixed media, dimensions variable, 2018

ASMR THEORY / HISTORY / ASMR Research / Social Phenomenon 단락을 구분하여 연구조사한 내용이다.
주요 내용은, 의미와 역사 해석에서 ASMR은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자율 감각 쾌감 작용으로, 거창한 의료 관련된 용어처럼 보이나, 그냥 신조어다. ASMR 업로더 및 이용 층들이 주로 활동하는 사이트는 단 연 유튜브이다. 한국에서는 일상 소음 혹은 백색잡음 이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이러한 배경을 통한 시대 흐름은 미디어와 플랫폼의 발달로 소통의 방식이 급격히 바뀌어가고 있다. 영상을 보는 구독자는 ASMR의 종류에 따라 연령층과 성별이 다양한 것으로 집계된 것을 볼 수 있다. 구독자와 크리에이터가 많아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제작 방법과 미디어 도구가 간편해지고 스마트폰으로도 제작이 모두 가능한 조건들, 미디어로 소통하는 네트워크와 플랫폼의 기술 발달, 디지털 미디어의 적응한 미디어 세대의 적극적인 활동시기 등 기술과 네트워크가 빨라지고 제작 도구가 쉬워져서 더 많은 콘텐츠가 빠르게 발견되고 있다.

과학적 견해들와 전문가 견해에 대한 분석 정리 내용으로, ASMR 의학적 효과 및 과학적 분석은 정확한 측정 결과보다는 전문가의 정서적으로 유추한 내용과 연구 과정 중에 있는 상황을 전달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작가 스스로의 주관적인 해석 관점에서 무의식의 균형 활동으로 ‘미디어 세대의 ASMR은 미디어의 감정 소통 부재를 미디어로 대안한다.’고 연구 과정을 정리하였다.

장예진, ASMR Media, Video-Object photographing, Texture sound design, Language sign graphic, 6min 17sec, 2018

2. ASMR Media, 1920x1080, Video-Object photographing, Texture sound design, Language sign graphic, 6min 17sec, 2018

이론적인 연구과정을 통해 작가 스스로 직관적인 미디어 저작 방식을 고안하고 또한 연구 과정의 정보를 바탕으로 한 미디어 제작을 하여 전시 참여자들에게 제공하고자 작업한 영상 제작물이다. 시각적인 색테라피 요소와 청각적인 사운드테라피 요소를 바탕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기능을 고려하면서 미디어 세대들만의 의사소통을 그래픽적으로 포함하여 ASMR Media의 의미를 되짚어 보았다.

장예진, New relaxation about ASMR, ASMR Table-Slime, Soap, Polymer, Floral-form etc, dimensions variable, 2018

3. New relaxation about ASMR, ASMR Table-Slime, Soap, Polymer, Floralform, etc, dimensions variable, 2018

유튜버 ASMR 크리에이터들이 주로 사용하고 구독자가 많이 보는 재료들을 선별하여 전시 관람자가 직접 만져보고 소리와 질감을 통해 인체의 다양한 그리고 소외되었던 감각들을 깨우는 순간을 위해 테이블을 마련하였다. 참여자가 사용하는 과정과 작가와 소통하는 순간들이 공감과 공유로 확장되고 테이블의 재료들을 통해 느끼는 감정과 같이, 다시 찾는 인간의 연결과 접촉의 역할의 형식을 담아낸 테이블이다.

에필로그

 이번 프로젝트에서 수면과 연관하여 ASMR을 분석하기 위해 광범위한 리서치가 있어야만 했고 그렇다 보니 초반 내용을 결과물에 너무 많이 담게 되었다. 연구 조사 과정에서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고, 그에 따른 자세한 준비물과 연구 도구에 대한 파악이 부족하여 결국 시도하고자 한 작업보다 전반적으로 규모를 줄여야 했다. 나에게 미디어, 물질 재료, 감각과 센서, 공간 등은 의미 있는 결과와 시대적 균형 감각을 갖추는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며 늘 작업에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앞으로는 포괄보다 하나씩 분리해서 집중하여 작업하는 것이 스스로 지치지 않고 꾸준히 수면을 연구하고 끌고 가는데 중요한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향후, 이러한 방식이 바탕이 된 수면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수면 예술가’로 활동을 넓혀가고자 한다. 예술 기반의 창작 작업에 대한 경험은 생각과 방법의 환기를 만들어내는 데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구 개발과 함께 관객이 참여하는 수면 전시 형태를 준비해서 실행해 보고자 한다. 이와 함께 수면 교육 개발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이 작업을 통해 나는 수면에 대한 인식과 다각적인 시도를 만들어 대중들에게 그 인식을 높임과 동시에 수면과 관련된 복합적인 감각 기관과 환경 요소들을 유연하게 하나씩 하나씩 짚어나가고자 한다. 2018 창작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프로젝트 초기 계획과 작업 진행이 다소 변경되었지만 다양한 파편적 사고와 실험 과정이 있었기에 작가적인 입장에서 과정상의 즐거움이 있었다. 명확한 결과물의 예상없이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들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융합예술센터만의 열린 지원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창작자들이 지원 사업에 참여하며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행정적 처리 및 결과물의 압박감이 아닐까 싶은데, 그에 대한 고려와 배려가 있었기에 작가적인 다양한 견해와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다. 더불어 창작 지원 프로그램 중간에 작가들에게 필요한 워크숍을 준비하여 작업의 검토 및 밀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했고 다른 작가들과 협업해보는 시간을 잠시나마 가졌던 것도 의미있는 자리였다.앞으로 좋은 작가들의 발굴과 그들의 연구 과정을 잘 담아내고 외부 지원 및 해외 진출 기회가 연결되는 상황을 바라본다. 융합예술센터와 작가가 서로 지속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왕성한 활동으로 이어진다면 융합 예술의 참 의미가 좋은 결실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