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人類

다다人類는 음악 활동을 하는 김혜원과 연극 기반의 작업 하는 이다은으로 구성된 기획/창작 그룹이다. 삶 속에서 ‘무의미함의 의미’를 찾고자 다다이즘Dadaism의 앞글자에서 팀 이름에 가져왔다. 전통 악기와 전자 악기를 혼용해 그들만의 소리를 만들고, 오디오 비주얼 퍼포먼스Audio Visual Performance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한다.

NEWTOPIA; 신(新)의 환상

신(神)을 모시는 무당(예술가)의 눈으로 신(新)을 대하는 태도를 바라본다.이는 우리가 신(神)에 가까워지고자 하는 욕망에 있다는 결론에 다다르고, 다시 새로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재고하게 된다.

 다다人類  NEWTOPIA; 신(新)의 환상, audio visual performance, 20min, 2018

초기 작업 계획

다다인류는 우선 팀원 각자가 해오던 작업 (음악 작곡, 영상 작업)의 한계를 넘어 오디오 비주얼이라는 형태로 함께 작업을 구현하고자 했다. 그 주제로, ‘신(새로움)’이라는, 의심 없이 우리가 이름 붙이고 받아들였던 것들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이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내어 놓고자했다. 이러한 주제를 녹여내기 위한 작업방식으로 샘플링sampling, 콜라주collage, 오버랩overlap 등을 선택했다.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영상과 퍼포먼스를 통해 관객들이 새로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감각적 경험을 할 수 있게끔 하고 싶었다. 그 결과 탄생한 다다인류만의 새로움 역시, 온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역설적인 결말 또한 작업의 연장선에 있을 것이라 가늠해 본다. 최종 발표의 형태를 라이브 퍼포먼스로 정함에 따라 음악의 경우 Ableton Live를, VJing은 Arena Resolume5를 기본으로 사용하며 현장에서 전자 악기를 포함한 여러 가지를 제어하는 시도를 하고자 했다. 

작업 과정

실질적인 창작에 앞서, 맨 처음 하게 된 고민은 우리가 선택한 주제(신의 환상)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첫째로, 과거에 등장했던 새로움의 기준을 찾고자 근/현대사 위주의 연대기 순으로 새롭게 등장한 것들에 대해 조사를 했다. 리서치 하던 중 “현실은 비현실 위에 떠 있는 조그만 섬에 불과하다. 비현실은 상상 너머의 세계이므로 대중은 그것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들의 농간에 쉽게 놀아날 수 있다.”라는 황대권 생태환경운동가의 말에 공감했다. 과학, 역사, 사회/정치까지 다 함께 살펴보려고 했지만, ‘예술가와 무당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에 따라 문화/예술 분야로 좁혀서 보기로 했다. 둘째로, 각자의 툴에 익숙해지기 위해 즉흥 잼을 하는 시간을 종종 가졌다. ‘라이브’를 염두에 둔 작업인 만큼, 각자가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며 퍼포먼스에 사용할 악기 및 무대 구성을 정리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작업의 방향이 크게 바뀌게 되는데, 제목 ‘신의 환상’에서의 신을 이중적 의미로 차용하여, 신(新)을 섬기는 예술가의 모습을 신(神)을 모시는 무당에 비유해 표현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전통악기를 사용하기로 하였으며, 소리를 샘플링하여 음악에 넣고자 했다. 또한 비주얼적으로 무당을 연상시킬 수 있는 오색 천과 간단한 무대장치들을 계획했다. 셋째로, 오랜 대화 끝에 퍼포먼스를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 진행 단계에 따른 소주제를 선정하였고, 이에 따른 음악 작곡, 영상 작업을 진행해 나갔다. 곡을 만드는 용도로는 Logic Pro X를 주로 사용하였으며, 실제 라이브를 위해서는 Ableton Live로 최종 작업을 했다. 영상작업에는 여러 가지 소스를 선별한 후 포토샵과 Arena Resolume5로 가공하고, 공연에서는 Arena Resolume5로 라이브 Vjing을 했다.

NEWTOPIA; 신(新)의 환상, 무대 스케치

NEWTOPIA; 신(新)의 환상, 작업실에서 함께 잼

NEWTOPIA; 신(新)의 환상, Arena Resolume5를 이용한 영상 작업

NEWTOPIA; 신(新)의 환상 퍼포먼스 소주제 선별 내용

1단계 : Opening 1-1) 징을 울린다.   - 새로운 소식입니다_(뉴스 오버랩 / 콜라주)   - ‘신’과 ‘새로움’ 이 들어가는 기사 제목들 스크랩   - 새롭다. 독창적인. 등의 단어가 나올 때마다 징을 울린다 1-2) 연대기 순으로 진행  - 인터넷에서 연관검색어 등으로 연결되는 정보들(Web surfing)   - 음악으로 카오스를 만든다
2단계 : 돌고 도는 새로움 (부제 : 말들의 잔치)    2-1) Endless Circle   - (말들의 잔치) 일정 주기로 반복되는 유행, 예술사조를 타이포로 강조.   -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그리며 고조되는 심상(존 케이지 ‘4분 33초’) 2-2) 징을 울린다.   - 예술사조론 : Neo / 포스트모던 / 모더니즘 / 컨템포러리 / 개념미술 등을 시각화하여 표현 (ex. 녹아내리는 현대미술작품 혹은 글리치 / 타이포 등으로 강조) 2-3) 사이사이 지친 현대인들의 영상 삽입
3단계 : Stuffed Future (박제된 미래)   - 과거에 그렸던 미래와 실제와의 괴리감 / 기능적으로 죽어버린 과거의 것이 새롭게 부활함을 상징하는 퍼포먼스   - CM 송 -> 레트로풍 광고, 단순한 구성의 음악 만들기  - 현대 음악(KPOP, Vaporwave 등)에서 단순한 구성 찾기

에필로그

이번 작업에서 가장 경계하고 싶었던 부분은 설명적인 음악과 영상이었다. 음악 가사와 영상 텍스트에 우리가 익숙하게 봤던 것들을 넣었지만, 그것으로 말미암아 관객들이 지레짐작하거나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설명이 의도적으로 배제된 작업에서 관객이 겪는 혼란을 잘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 세 단계를 거쳐 다다인류가 믿고 있던 새로움의 세계가 무너지는 장면을 관객들이 목격하길 바랐으나, 1단계에서 우리의 목표를 관객들에게 설득시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새로움이란 무엇일까. 예술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예술가 꿈나무로서 ‘새롭고 창의적인 것’을 늘 요구받고 또 스스로에게도 계속 질문을 한다. ‘내가 지금 하는 게 너무 진부하진 않을까? 나도 모르게 어디선가 보고 따라하고 있는 건 아닐까?’하고 말이다. 그러던 와중 최근에는 ‘과연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새로운 것, 어디서도 보지 못한 것인가?’라는 의심이 들었다. 우리의 작업은 ‘우리가 믿는 새로움이란 무엇이고 또 우린 무얼 향해 가는가’에 대한 질문이라 할 수 있다. 무의미의 의미를 좇는 우리를 되돌아보자고 다다인류라고 이름을 지었다. 앞으로의 작업에서도 의미부여보다는 개인이 감각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에 더 힘을 쏟을 수 있다면 좋겠다. 의미는 작업 이후에, 어쩌면 우리가 죽은 다음에야 생기는 것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