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전소영은 1989년 서울 출생으로 대학에서 도시설계를 공부했다. 졸업 이후 공연예술 및 전시 기록사진과 회화 등 평면 작업을 이어오다가 2017년부터 영상 작업을 시작했다. 최근 단편 실험영화 <하이타이드>를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상영했다. 매체 구분 없이 인물보다는 도시 환경이나 도시 내 조형적인 특징을 작업 주제로 삼고 있었지만, 작업을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탐구한 도시 환경 안에서 개인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겪을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문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작가의 세대(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안에서 소비되고 있는 미디어 문화에 문제의식을 갖고, 작업과 연구로 지속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수연의 방

서울에서 거주하고 일을 하는 20대 후반 여성 수연은 독립하고자 서울 이곳저곳에서 집을 알아본다. 이전까지 자신이 집에 대해 갖고 있던 여러 가지 환상을 나열하면서 독립 이후의 공간을 상상하지만, 현실은 여기에 조금이라도 쉽게 응해주는 법이 없다. 
1. 출연, 제작진출연: 윤상은, 우지효, 차윤지 연출: 전소영조연출: 임효진각본: 임효진, 전소영 촬영: 전소영 사운드: 임효진, 최미연, 차윤지 음악: 전지영, 전호선 일러스트: 전소영
2. 작업 기간1) 프리 프로덕션 : 2017년 6월 ~ 8월1-1) 배우, 스태프 섭외 및 미팅1-2) 각본 완성 2) 프로덕션 : 2017년 9월 ~ 10월2-1) 촬영 (사전 촬영 2회, 본 촬영 2회, 재촬영 1회) 2-2) 스태프 회의3) 포스트 프로덕션 : 2017년 10월 ~ 12월3-1) 편집3-2) 음악 녹음
3. 촬영 장소 : 서울시 종로구, 서대문구, 은평구, 용산구

작업 과정

1. 배우 섭외 1) 처음 계획 : 트리트먼트에서는 주인공이 ‘서울에서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이었고, 이에 맞추어 연기를 공부하고, 촬영 경험이 있는 배우를 섭외해 두었다.2) 변경 이유, 과정 : 임효진 작가와 각본과 주체적인 부분을 설정해 나가면서 주인공을 출판사 편집자로 설정하고, 일정을 조율하던 중에 주연 배우를 바꾸기로 했다. 극영화의 촬영 경험은 없지만, 무대예술 경험이 많은 안무가 윤상은을 주연 배우로 캐스팅했다.3) 결과 : 예산 단편영화, 독립영화의 여자 주인공이라 하면 막연하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이런 이미지에서 되도록 동떨어진 배우를 섭외하고 싶었고, 안무가 윤상은의 이미지가 여기에 잘 걸맞았다. 그뿐만 아니라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생각했던 영화 전반적인 이미지와 음악을 배우의 이미지에 맞추어 좀 더 밝고 동적인 느낌으로 달리 편집하기로 했다.2. 영화 내 이미지 삽입1) 처음 계획 : 주인공이 집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영상으로 편집, 열거하려고 했다. 장면이 전환되는 부분에서 다른 효과를 따로 생각하지 않았다. 2) 변경 이유, 과정 : 각본을 최종 검토-완성하는 과정에서, 장면 전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구현할 수 있는 효과나 기술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해야만 했다. 또한 촬영 장소나 여러 가지 제약으로 각본과 영화 주제와 관련해서 생각했던 것들을 촬영으로 다 재연할 수 없었기에, 이를 극복할 수 있을 만한 효과를 고민했다. 동시에 영화 내 소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버스 안에서 노트에 메모를 작성하는 장면을 넣기로 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서 이 노트의 스캔본을 몇몇 장면 전환에 넣자고 결정했다. 노트의 스캔본에는 주인공이 독립을 위해 고민하는 현실적인 문제부터 지금까지 ‘독립’만을 생각하며 꿈꿔왔던 것들을 작성, 스케치하기로 했다.3) 결과 : 촬영 이전에 주인공 ‘수연’의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영화 내 삽입되는 노트 스캔본에는 장식적인 요소가 많이 배제된 공간이나 가구, 소품을 색채 없이 검은 선으로만 스케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촬영을 진행하면서 의상을 결정하고, 배우가 만들어가는 ‘수연’의 이미지에는 이러한 스케치가 맞지 않아 다른 스타일로 이미지를 삽입하기로 했다. 채도 높은 색이 메모의 포인트 컬러로 들어가고, 더욱 다양하고 장식이 가미된 공간을 생각해보는 것이 영화 속 ‘수연’과 더 잘 맞아 보였다.3. 사운드 디자인, 영화 음악1) 처음 계획 : 영화 내에는 따로 음악이 삽입되지 않고, 마지막에 크레딧이 올라갈 때만 단순한 멜로디의 건반과 허밍이 들어간 곡을 삽입할 예정이었다.2) 변경 이유, 과정 : 캐스팅이 달라지고, 촬영하면서 배우의 이미지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영상으로 확인하면서 다른 음악이 필요하다는 걸 실감했다. 그리고 화면상으로는 주인공의 감정 기복을 드러내기 쉽지 않았다. 또한 중간에 주인공의 노트 이미지가 삽입되는 부분에 따로 사운드를 디자인해야 했다. 3) 결과 : 이미지가 넘어가는 부분을 드럼 스네어 사운드로 따로 녹음하고, 수연이 이어폰을 끼고 돌아다니는 부분과 감정 변동을 크게 겪는 부분에 맞추어 몇 가지 곡을 녹음했다. (재즈곡 커버, 보사노바, 삼바)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 수연의 독립이 완전히 결정되지 않고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을 반영하고자 쇼팽 에뛰드 연습곡을 마지막 크레딧에 삽입했다.

전소영 수연의 방 single channel video 20min 2017

전소영 수연의 방
single channel video 20min 2017

에필로그 

그동안 해온 대부분 작업이 공동작업 아닌 혼자 움직이는 개인 작업이었다. 공동작업이라 해도 각자 역할이 분명하게 나누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서로 의견을 적극적으로 주고받을 일이 드물었다. 그러다 이번 작업을 하게 되면서, 내가 주도적으로 스태프를 꾸리고, 각자 나누어진 역할뿐만 아니라 작업 전체에 대한 의견을 구하면서 작업을 진행했다. 작업 전체의 메시지부터 시각, 청각적인 요소까지 나름 처음부터 확고하게 정해 놓고 시작했지만, 작업을 진행하고 여러 의견을 구하면서 계획을 조금씩 바꾸어 나갔다.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굉장히 생소하고 드물지만 좋은 경험이었다.‘20대 후반 여성의 독립 및 주거 문제’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주 방대하다 보니 영화 내 메시지나 표현하고자 하는 것의 세부 주제나 범위를 잘 좁혀가야 했다. 관련 통계나 사회적 이슈를 도표나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라든지, 주인공이 대사로보다 직접적으로 이를 드러내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 것이 나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다소 모호하게 주제를 드러냈다. 또한 주인공의 생각이나 주인공이 겪는 문제를 해당 세대 전체 이야기로 일반화할 수 없기에, 단정적으로 이를 표현하는 것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무언가를 더하려면 끝없이 더할 수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와 표현 가능한 범위를 생각하면서 반대로 ‘덜어낼 것이 없는’ 작업을 완성하고자 했다.해당 작업과 관련해선 전문가에게 사운드 후반 작업을 한 번 더 맡긴 뒤 영화제에 출품할 예정이다. 또한 영화의 주제에 대해 주인공 수연과 또래인 나와 임효진(각본, 조연출), 윤상은(주연), 셋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이를 텍스트로 기록한 것을 다른 결과물로 제작하고 있다. 영화 내에 서 주인공 수연의 경험을 한 발짝 떨어져 보는 것으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면, 텍스트 작업에선 매체의 한계를 깨고 ‘20대 여성의 독립 및 주거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