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리안

김리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대미술과를 졸업했다. 공연예술, 전시, 영상 중 어느 하나의 장르를 추구하기 보다는 다양한 장르의 만남을 추구한다. 김리안의 작업은 몸이 확장을 상징하는 ‘극장 : 몸 적인 무대’를 만들어 그 안에서 움직임을 실험하고, 그의 시선으로 만들어낸 내러티브에 맞는 다매체(영상, 사운드, 조명) 표현을 시도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연결되고 싶은 몸」은 몸과 몸, 정신과 육체의 부딪힘을 주제로 몸과 몸의 연결 가능성과 진정한 몸의 만남에 대한 탐구를 시도한 작업이다.

「연결되고 싶은 몸」

이 작업은 ‘나’라는 존재에 갇혀 고립된 상황으로부터 해방되어 타자와 연결되고 싶은 욕구에서 출발한다. 나는 우리의 ‘몸’을 ‘영혼’을 이해하는 데에 가장 좋은 그릇으로 생각하고 몸을 경험하고 이해하고자한다. 작품의 공간은 몸이자 내면이고, 몸의 욕구이자 내면의 욕구로 지어졌다. 몸과 몸이 만난다는 것은 불확실한 세계에 스스로를 던진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탄생하는 우연성과 경험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이 이 작업의 목적이다.
작품의 외관은 하나의 거대한 ‘관’ 메타포이다. 그리고 안쪽에 설치된 두 개의 텐트는 또한 ‘무덤’의 메타포라고 볼 수 있다. 관객은 두개의 텐트 중 하나의 텐트로 들어갈 수 있는데 하나의 텐트는 나 자신이 전시 기간 내내 들어가있다. 관객이 이 작품 안으로 들어왔을 때, 나는 텐트 표면에 맺힌 관객의 실루엣만 보이는 희미한 시야 앞에서 아주 천천히 발밑과 양 옆을 조심하며 몸의 감각에 집중하여 누구인지 느끼게 될 것이다. 관객은 텐트를 향해 들어가 문을 닫고 원하는 만큼 머물다가 나올 수 있다. 이미 외부로부터 거대한 공간으로 격리되고, 다시 한번 격리된 공간으로 들어가며 나는 관객이 내면으로의 침잠과 고립감을 느낄 것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나는 우리가 연결될 수 있을 때는, 우리가 우리 몸의 감각에 극도로 집중하고 자신의 내면에 침잠하여 고립감을 느낄 때 연결에 대한 욕구가 증폭되며, 그때 비로소 상대를 보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