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통신과 연결 사회

최형섭(서울과학기술대 기초교육학부 교수)

우리는 소통하고 연결되기 위해 어떤 기술을 발전시켜 왔을까. 미국 연구기관인 퓨(Pew)리서치센터가 조사한 39개국 중에서 한국이 인터넷·스마트폰 보급률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연결 사회’로 표방되는 한국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인터넷을 포함한 통신 기술의 역할이 컸다. 이 강에서는 의사소통과 연결을 위해서 발전해온 한국 통신 기술의 변화를 미국의 경우와 비교해보며, 이것이 우리의 생각과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이를 위해 19세기의 전신 기술, 전화의 발전 그리고 동시대 기술을 연대기적으로 고찰해본다.

제 2차 산업혁명으로 알려진 19세기 후반에 시작된 전기, 통신 분야의 발전은 다양한 사회적 변동을 일으켰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전신이 복잡한 물질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유지하기 위한 노동력이 있다는 상식적인 생각을 잊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전신 이용자들이 ‘물질성’과 ‘노동’을 떠올리지 않는 이유는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 어떠한 마찰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터넷이란 궁극적으로 전선의 집합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며, 인터넷 환경을 가능하게 하는 통신 인프라와 이를 유지, 보수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수많은 노동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숨은 노동’은 인프라의 정상적인 작동이 멈추었을 때 비로소 그 실체가 드러난다.

2018년 11월 kt 아현지사 건물의 화재는 인터넷의 물질성을 한국 사회 전면에 부각시키는 사건이 되었다. 화재 사건으로 일부 서울 시민들은 며칠간 일상생활을 제대로 영위할 수 없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마치 공기와도 같은 것으로 생각했던 인터넷이 유지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동과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