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가로지르는 지식의 실험: 교과목 『기계비평』

오영진(문화평론가, 한양대학교 에리카 『기계비평』주관 교수)

올해로 7회를 맞이한 한양대학교 에리카의 『기계비평』 수업은 매회 동시대 이슈를 반영한 주제와 기술, 사회, 인문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사들로 구성된 교과목으로, 기술에 대해 다각적인 시선으로 접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명칭에서 느껴지듯 ‘기계’와 ‘비평’이라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를 충돌시키는 일이 이 교과목의 핵심과제이다. 『기계비평』은 기존의 일반적인 사진비평에서 벗어나 일상의 미디어들과 기계적 환경들에 대해 새로운 독해를 시도해온 이영준 선생님의 작업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동안의 비평이 기계의 오류와 효용성 점검만을 이야기했다면, 이 강의에서는 기계의 사용과 더불어 달라지는 우리의 실제 삶과 의식을 성찰하고자 하였다.

교양 과목으로서의 『기계비평』은 기계의 역사적 맥락과 기술사에 인간의 사용 경험을 덧붙여 진정한 기계의 문화사에 도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기술이 정치와 어떻게 결합하여 왔으며, 기술과 미디어가 인간의 신체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해보고, 결국 기계의 쓸모와 용도가 제작자가 아닌 사용자에 의해서도 결정된다는 가능성을 확인해본다.

2015년 10월, 오영진 교수는 이영준 교수와 「‘기계비평’의 도전」을 시작으로 2017년도 1학기에는 「테크노 페미니즘」이라는 주제하에 ‘기술적 대상과 접속한 주체들의 역사’에서 소외된 자들에 주목했으며, 지난 2018년 1학기의 「도래하는 가상현실시대와 응전하는 사이버펑크」에서는 VR과 가상현실, 나아가 가상성에 대해 반성적으로 접근하였다. 오영진 교수의 『기계비평』은 더하기나 곱하기 식의 연산이 아니라 가로지르기라는 사고를 담은 교육 방법론적 실천을 통한 ‘융합적인 사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번 강연에서는 수업의 기획 배경과 함께 기술과 인문학, 그리고 예술이 연결되는 맥락을 짚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