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 포럼: 인간-너머의 세계

커넥티드 포럼: 인간-너머의 세계
Connected Forum:
More-than-Human World

커넥티드 위크 2023의 국제포럼 <인간 너머의 세계 More-than-Human World>는 21세기 주요 화두인 탈인간중심주의에 관해 기술환경을 포함한 인간 너머의 다양한 비인간(More-than-Human)과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 예술이 시대적 화두에 환경, 문화, 사회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생태학자, 사회학자, 예술가 등 다양한 전문가의 관점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인간과 비인간,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 짓는 인간중심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태적 관점과 상호의존적 사회 공존, 기술을 통한 예술 확장성에 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인간 너머(More-than-Human)'는 인간과 대립하는 불평등한 개념으로 통용되는 비인간의 경계를 교란하고, 대상이 아닌 환경까지 아우르기 위한 표제입니다.


👉현장참여 사전신청 링크: https://forms.gle/85GS9HubpRVNqxTw5

*K-ARTS 미디어 스퀘어(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캠퍼스 별관 중정 야외 미디어월)로 실시간 중계됩니다.

👉유튜브 국문 링크 : https://youtube.com/live/2WhwLRI28X4?feature=share

👉유튜브 영문 링크 : https://youtube.com/live/onnhpjFaChc?feature=share


🟢 섹션 1: More than Nature: 생태와의 연결

생태학적 개념인 ‘분해’를 통해 아무것도 썩지 않는 세계의 위험성(후지하라 다쓰시)을 지적하고, 갈등과 분열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모두 같은 하늘을 공유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는 구름관찰 활동(개빈 프래터-피니)을 소개하고, 기후위기 시대에 환경을 위한 건축적 실천(김남주)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 섹션 2: More than Society: 상호의존적 공존

도나 해러웨이의 페미니즘이 사이보그를 경유해서 개를 통해 살펴본 공구성적인 역사(최유미)를 다루고, 도시 속 인공적 생태계와 그 속의 다종 상생의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생태학적 미래주의 프로젝트(닐 화이트)를 소개하며 예술 향유자의 신체, 인식, 사회적 조건에 대한 편견에 질문을 던지는 포용의 예술과 교육 실천 현장(송예슬)을 들여다봅니다.

🟢 섹션 3: More than Technology: 기술로부터의 확장

인공지능과의 협업 사례를 통해 거대언어모델이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언어의 잠재 공간, 새로운 통찰력과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하는 다양한 실험(오영진)을 제안합니다. 더불어서 인간의 형상을 가진 기계를 제작해 ‘인간화’하려는 본능을 표현한 작품을 통해 인간과 기계의 공진화(노진아)를 이야기하고, 자연으로부터 받은 영감으로 복잡계를 재현하는 인공 생태계과 이를 관통하는 사이버네틱스 이론을 접목해 우리가 사는 생태계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는 예술적 실천(지하루)을 소개합니다.

세부 프로그램

개회사 : More than Human 인간-너머

섹션 1 : More than Nature 생태와의 연결 (13:10-14:35)


섹션 2 : More than Society 상호의존적 공존 (14:45-16:10)


섹션 3 : More than Technology 기술로부터의 확장 (16:20-17:45)

<섹션 1: More than Nature 생태와의 연결>

분해의 철학: 생태학과 인문학 사이
후지하라 다쓰시 (교토대학교 인문학연구소 부교수)

분해의 철학: 생태학과 인문학 사이

사회 및 생태 현상 사이의 연결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다시 고찰하며 일반적으로 생태학의 중요한 용어인 "분해(分解, decomposition)" 개념을 활용하고자 한다. 분해란 자연 화학 프로세스로 인해 무언가가 파괴되는 것을 의미한다. 박테리아, 작은 곤충 및 유사한 미생물은 "생산자(生産者, producers)"와 "소비자(消費者, consumers)"의 활동 후에 남은 유기 폐기물을 계속 분해한다.

한편 인간 사회에서는 유사한 "분해자"를 찾아볼 수 있으며, 그들은 폐기물을 해체할 뿐만 아니라 재활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에도 시대부터 현재까지 일본의 소작농 및 하층민들은 폐기물을 토양 비료 및 재활 용 종이 생산에 유용한 자원으로 재활용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통해 사회 및 생태 현상을 설명할 때 "생산" 및 "소비"를 강조하는 사회 및 자연과학자들의 보편적 경향에 도전하고자 한다.



후지하라 다쓰시

일본 교토 대학 인문학 연구소의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20세기의 식품과 농업 역사, 나치즘, 생태학 및 식물 철학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분해의 철학: 부패와 발효에 대한 사유》(2019(일본), 2022(한국), 산토리 사회과학과 인문학상 수상)와 《현대 독일의 부엌 역사》(2013, 가와이 하야오상 수상), 《전쟁과 농업》(2017(일본, 한국)), 《트랙터의 세계 역사》(2017(일본), 2018(한국)) 등 15권의 책을 저술했으며, 2018년에는 JSPS(일본 과학진흥회) 상을 수상했다. 

우리는 같은 하늘을 공유한다

개빈 프래터피니 (구름감상협회장)

우리는 같은 하늘을 공유한다

구름감상협회의 창립자인 개빈 프레터피니가 협회를 시작한 이유와 120개국의 62,000명 이상의 회원들이 자연 현상 중 가장 일시적이고 연상적이며 역동적인 구름을 사랑하는 마음을 하나로 모으게 된 과정을 소개한다. 하늘은 보편적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연의 일부이며, 구름은 지리적, 문화적, 정치적 구분을 초월한다. 개빈은 전 세계에서 모인 구름감상협회 회원들이 어떻게 새로운 유형의 구름을 세계기상기구의 공식적인 분류로 인정받도록 노력한 과정을 설명한다. 그는 구름감상협회 회원들이 제출한 멋진 사진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본다. 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기기를 내려다보는 것과는 정반대다. 구름이라는 은유는 예전부터 상상력과 공상을 상징해 왔는데, 왜 지금은 인터넷상의 컴퓨터 저장 및 처리를 지칭하는 데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을까? 우리는 모두 같은 하늘을 공유하므로 분열과 대립이 심화되는 세상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가 여전히 동의하는 한 가지는, 일출의 따뜻한 색조로 비추는 지나가는 구름의 덧없는 아름다움이다.



개빈 프레터피니

구름 감상 협회의 창립자로 《구름관찰자를 위한 가이드》와 《구름 수집가의 핸드북》, 그리고 《날마다 구름 한 점》과 같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책의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하다. 왕립학회 과학도서상 수상자로 그의 TED 영상은 14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환경, 기술, 건축: 기후위기 시대의 건축적 실천

김남주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조교수)

건축의 지속가능성 실험, 환경을 위한 건축적 실천

기후위기의 시대, 지속가능한 건축을 위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인간, 환경, 기술의 관계를 기술하고자 한 여러 시도와 협업의 사례를 공유한다. 이는 건축, 조경, 지리학, 예술, 공학 등의 다분야 간 융합을 통해, 건축과 환경의 관계를 새롭게 조직하는 것을 포함한다(예: 첩첩산중 프로젝트). 

건축은 정적이며 움직이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통념과 달리, 여러 상호 작용에 의해 끊임없이 수정된 끝에, 전 지구적인 재료의 이동을 거쳐 구축되고, 그 이후에는 풍화를 통해 천천히 바스러진다. 이러한 ‘움직이는 건축’의 전 생애 기간에 걸쳐 펼쳐지는 복잡한 네트워크에 개입하기 위한 기술의 활용 또한 소개하려 한다 (예: 부드러운 구상 프로젝트). 



김남주

김남주는 건축가이자, 연구자, 그리고 교육자이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고려대학교에서 건축 학사를, MIT에서 건축 석사를 받았다. 졸업 후 미국 보스톤에 위치한 하울러+윤 아키텍처의 어소시에이트로 재직하며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한 여러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대표 프로젝트는 버지니아 대학의 흑인 노예를 위한 메모리얼과 MIT 미술관 등이 있다. 2018년에 건축의 경계를 넓혀 환경, 기술, 건축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디자인 연구 스튜디오 DOHGAM을 설립하였다. 김남주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등록 건축가이다.

라운드테이블

모더레이터: 이소요 (미술작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이소요

이소요는 생물을 시각정보와 예술창작물로 환원해온 문화적 관습을 탐구하는 미술작가이다. 미국 렌슬리어공대 예술학과에서 예술-과학사 학제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창시절 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를 모형으로 도입하는 생물물리학 연구실에서 6년 동안 조직학 테크니션으로 일하며, 데이터를 얻기 위해 생물을 기르고 죽이는 일상을 보낸 경험이 있다. 

<섹션 2: More than Society 상호의존적 공존>

사이보그와 개, 그리고 페미니즘

최유미 (수유너머 104 연구원)

사이보그와 개, 그리고  페미니즘

여성성은 생물학적으로 고정된 것도 아니고 문화적인 조형이 필요한 재료도 아니다. 도나 해러웨이는 남성중심적 테크노사이언스의 산물인 사이보그 형상을 재전유하면서 물질적인 여성의 신체조차도 역사적으로 구성되는 것임을 보인다. 사이보그는 여성/남성, 자연/문화, 동물/인간, 유기체/기계 등 온갖 이분법의 아이러니를 드러내는 혼종적인 형상이고, 정보기술시대의 여성의 형상이다. 사이보그는 경계 위반의 기쁨과 경계에 대한 책임을 동시에 주장한다.

하지만 해러웨이는 새천년에 들어서 사이보그에서 개에게로 옮겨간다. 페미니즘의 연구에 개가 더 나은 형상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개는 사이보그만큼이나 경계를 의문시하는 형상이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여성이 그런 것처럼, 개는 호모사피엔스의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인류진화라는 문제적인 역사를 함께 만든 파트너이다. 해러웨이는 개와 인간의 공구성적인 역사를 이야기한다. 지배와 착취의 역사가 아니라 공구성적인 역사를 말하는 것은 폭력의 역사에 면죄부를 주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현저하게 다른 자들이 함께 살아가야 할 공통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것이 페미니즘이 사이보그를 경유해서 개를 이야기하는 이유이다. 



최유미

KAIST 화학과에서 이론물리화학으로 박사학위를 하고 IT회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작업에 참여했다. 지금은 지식공동체 <수유너머 104>에서 철학, 과학학,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강의한다. 지은 책으로는 《해러웨이, 공-산의 사유》, 《감응의 유물론과 예술》(공저) 등이 있으며 해러웨이의 《트러블과 함께하기》, 《종과 종이 만날 때》를 번역했다.

공생하는 미래를 향해

닐 화이트 (웨스트민스터대학교 교수, CREAM  공동 디렉터)

공생하는 미래를 향해

최근 북유럽을 중심으로 한 아티스틱 리서치를 통해 빛에 대한 개념적이고 실용적인 참여를 통해 기후 변화의 영향을 탐구하고 있다. 공동연구를 진행중인 예술가 티나 오코넬(아일랜드)과 함께 도시 경관의 인공 조명, 해양 및 수생 시스템의 적외선 오염, 토양의 분자 독소 및 화학물질 등 인간이 만든 공해로 인해 우리가 살고 있는 풍경에 눈을 멀게 하는 감각적 한계인 시각적 의존성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다루고 있다. 특히, 우리는 인공 조명과 관련하여 시각을 탐구하고 있으며, 북유럽에서 곤충 개체수의 치명적인 감소를 새로운 형태의 저에너지 조명과 연관 짓는 최근의 과학적 증거와 관련하여 문화적 태도와 장소적 지식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의 연구는 나방과 박쥐와 같은 다감각 유기체를 야행성 세계와 다종의 미래와 연관시켜 살펴본다. 

이 강연은 문화정치학 저널(2024년 봄호)에 게재될 시각 에세이를 바탕으로 진행되며, 우리의 통찰력이 어떻게 기후의 글로벌 패턴과 시스템을 시각화하는 것과 관련된 운영 이미지(Parikka, Farocki, Steyerl)에서 벗어나 생태학적 맥락에 지식을 위치시키는 보다 구체화된 비전으로 관심을 전환하는지를 탐구한다(Harraway). CREAM에 기반을 둔 직원 및 대학원 연구자 집단인 생태적 미래주의 Ecological Futurisms와 관련하여, 그리고 2023년 2월 인도 코치 비엔날레에서 열린 '토양 총회(www.soilassembly.net)'를 통해 주요 주제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인간 이외의 생명체와 협력하여 예술적, 문화적 활동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생태학자, 과학자, 교육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생산적인 공생의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정하기 위해 지역 간 관행에서 배우는 대안적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어떻게 형성할 수 있을까?



닐 화이트

닐 화이트는 런던 출신의 시각 예술가, 학자 및 큐레이터다. 다양한 분야와 매체 사이의 경계에서 활동하며, 그의 예술 실천은 철저하고 실험적인 조사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사회, 정치, 기술-과학적 모드 및 탐구 분야 간의 복잡한 연결을 자주 다룬다. Tina O'Connell과의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Office of Experiments (2004)를 설립했다. 주요 전시는 Giardini의 Central Pavilion; Monsoon Assemblages와 함께 2021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Trondheim의 Kunsthalle와 Deep Field Projects (2020), 네덜란드 Vlieland의 Into The Great Wide Open - 예술과 음악 축제 (2019), Henry Moore Institute (2016/05), Frankfurt의 Portikus (2015), Whitechapel Gallery (2015) 및 Arts Catalyst와의 일련의 프로젝트(2001-2018). 그는 University of Westminster의 CREAM이라는 권위 있는 연구 센터를 공동 지휘하며, Ecological Futurisms 집단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https://www.nealwhite.org/

보이지 않는 조각들을 보는 법

송예슬 (미디어 아티스트, 뉴욕대학교 티쉬예술대학 ITP/IMA 교수)

보이지 않는 조각들을 보는 법

소리, 온기, 공기, 냄새, 그리고 생각으로 만들어져 시각을 제외한 감각을 통합해 보아야 하는 <보이지 않는 조각들 (2018-2021)>, 인체가 발산하는 기운과 사람 사이의 공간을 소리와 진동으로 전환하는 <Two Subtle Bodies (2022)>, 사라지는 숲을 인터랙티브 소리 공간으로 재현한 <Fragile Landscapes (2022~)>. 송예슬 작가는 새로운 감각 언어로 빚은 인터랙티브 경험을 창조하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비시각 스펙트럼을 예술적 재료로 제안하고 화려함과 시각적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융합기술예술의 세계를 확장해 왔다. 예술 향유자의 신체, 인식, 사회적 조건에 대한 편견에 질문을 던지는 포용의 예술과 교육 실천의 현장을 들여다 본다.



송예슬

부산에서 태어나 현재 뉴욕과 한국에서 활동 중인 미디어아티스트로, 뉴욕대 티쉬예술대학 인터랙티브텔레커뮤니케이션(NYU ITP/IMA)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과학기술과 인터랙션을 재료로 감상자가 참여하는 감각적 경험을 창조함으로써 예술과 관객의 관계를 재정의하고, 시각 중심의 기존 예술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비시각적 경험을 통해 융합예술의 의미를 확장하고 더 많은 관객들을 포용하고자 한다. 예술은 누구에게나 접근 가능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미술관과 갤러리 같은 예술 공간뿐 아니라 야외공간, 공공장소, 길거리, 사적 공간에 이르기까지 비전형적인 공간들을 예술로 채워왔다. 

뉴욕의 뮤지엄오브아츠앤디자인, 뉴뮤지엄 뉴잉크, 뉴저지 마나컨템포러리 등의 레지던스를 거쳤으며, 김해 클레이아크미술관, 서울문화재단, 리움미술관 워싱턴DC 스미소니언허쉬혼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포트메이슨 아트앤컬쳐센터, 뉴욕 컬쳐허브, 뉴욕 아트인오드플레이스, 뉴멕시코 파세오프로젝트 등에서 작품을 소개했다. 로어맨하탄예술위원회(LMCC), 뉴욕주예술문화위원회(NYSCA), 뉴욕퀸즈대학 등 다수 기관에서 예술지원사업 심사위원으로, 뉴욕예술재단(NYFA), 뉴뮤지엄 등에서 멘토로 활동해왔다. 

https://yeseul.com/  | https://instagram.com/yeseul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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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레이터: 김화용 (미술작가, 제로의 예술 공동 기)

김화용

이데올로기, 제도, 관습, 젠더문법, 정상정, 인간중심주의, 제국 및 수도(권) 중심 사고 등에 의문을 가지고 그것이 만들어 낸 견고한 경계와 계급에 균열 내는 질문을 던지는 미술작가이자 기획자이다. 협업, 만남, 여행, 워크숍, 퍼포먼스, 액티비즘 등 여러 기획을 통해 비체, 타자와 타자성, 비인간 동물 등을 가시화하고 연결하는 실천적 작업을 시도했다. 사회와 예술의 관계 및 공존을 고민하는 ‘옥인 콜렉티브’의 설립자이자 멤버로 활동했으며 전시 《몸이 선언이 될 때》(2021), 프로젝트 《제로의 예술》(2020-21) 등을 기획했다. 최근에는 〈집에 살던 새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2020-)를 통해 인간이 비인간 동물을 다루는 방식과 시설사회가 장애를 다루는 방식의 교차성을 고민하는 작업을 확장 중이며, 소금을 매개로 땅도 바다도 아닌 경계 영역의 생물들, 그 영토에서 벌어진 개발과 노동, 패권 경쟁의 현장인 우주산업을 가로지르는 리서치 기반의 작업 〈화성에도 짠물이 흐른다〉를 진행하고 있다.  

<섹션 3: More than Technology 기술로부터의 확장>

기계는 예술의 잠재공간을 탐색하는 쇄빙선이다

오영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융합교양학부 초빙조교수)

기계는 예술의 잠재공간을 탐색하는 쇄빙선이다

인공지능과의 협업 사례를 통해 거대언어모델의 작동 원리와 언어 생성 과정을 분석하고, 모델의 활용 가능성과 '환각' 및 '허풍'으로 인한 제약 사항에 대해 살펴본다. 지난 3월 15일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GPT4는 기능과 성능이 대폭 향상되어 현실과의 소통이 보다 용이해졌다. 거대언어모델이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언어의 잠재 공간을 탐색하고 새로운 통찰력과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하기 위해 기계와 공동으로 존재0~하면서 다양한 실험을 지속할 것을 제안한다.



오영진

2015년부터 한양대학교 에리카 교과목 [소프트웨어와 인문비평]을 개발하고 [기계비평]의 기획자로 활동해 왔다. 컴퓨터게임과 웹툰, 소셜 네트워크 등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문화의 미학과 정치성을 연구하고 있다. 시리아 난민을 소재로 한 웹반응형 인터랙티브 스토리 <햇살 아래서>(2018)의 공동개발자이다. 가상세계에서 비극적 사건의 장소를 체험하는 다크투어리즘 <에란겔: 다크투어>(2021.03.20-21)와 학술대회 [SF와 지정학적 미학] 연계 메타버스 <끝나지 않는 항해>(2021.12.06~19), <AI 공포 라디오 쇼>(2022.08.04. 아트센터나비), <챗GPT WAR 1부>(2023.06.23. 플랫폼엘, KADA, NMARA)를 연출했다.

인간과 기계의 공진화(共進化)

노진아 (미술작가, 경희대학교 조교수)

인간과 기계의 공진화(共進化)

브루스 매즐리쉬(Bruce Mazlish)는 그의 저서인 『네 번째 불연속(The Fourth Discontinuity)』에서 인간은 더 이상 자신이 창조한 기계의 주인이 아니라 함께 공진화하는 존재라고 했다. 우리가 만들어 낸 인공지능은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능력이 확장되어 가고 있다. 우리는 우리를 닮은 존재들을 만들어내며 거기에 ‘생명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한다. 기계도 역시 컴퓨팅 기술과 제작기술의 발달로 끊임없이 인간과 공진화하고 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우리가 규정지어 놓은 생명의 정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노진아 작가는 인간의 형상을 가진 기계를 제작하고 이들이 눈을 뜨자마자부터 강요받아 왔을 '인간화'에 대해 생각한다. 노진아는 이들이 인간이 되고자 할 리가 만무함에도 인간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 존재로 설정을 하고, 그들의 존재의 이유와도 같은 인간화에 대한 본능을 작품으로 표현해 왔다. 이는 인간과 기계의 이분법적 정의에 대한 질문이자, 우리를 둘러싼 데이터와 시스템, 사회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노진아

노진아는 서울대학교 조소과와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Art & Technology 석사를 거쳐 서강대학교에서 예술공학(Art Technology) 박사를 졸업했다. 현재 경희대학교 미술대학에 재직 중이며, 다양한 뉴 미디어를 활용하여 인터랙티브 조각, 설치 작품을 한다. 2002년경부터 전통 조각과 뉴미디어를 접목하여 관객과 상호작용하는 대화형 인간형 로봇 및 실시간 인터랙티브 영상을 작품으로 제작해 왔다. 다수의 개인전 및 국립현대미술관, 예술의 전당, 서울시립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등의 기획전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그는 기술 문명의 발달 안에서 재정의되고 있는 인간, 그리고 인간이 아닌 존재들과의 관계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러한 관계들의 기술 철학적 의미를 전시장에서 상호작용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기계와 생명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한다. 최근에는 딥러닝에 기반한 로봇의 표정 및 제스처를 이용하여 관객과 보다 자연스럽게 감정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감성 로봇 작품, 실시간 인공지능으로 대화하는 메타휴먼 등을 발표하는 등, 기계나 인터페이스의 감성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인공자연: 계산 기계에 기반한 인공생태계 예술

지하루 (미술작가, OCAD 교수)

인공자연: 계산 기계에 기반한 인공생태계 예술

인간은 늘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왔다. '인공 자연' 프로젝트는 보이는 자연 및 세계에서 나아가 작동하는 자연 및 세계를 탐구하고 이를 표현하고자 한다. 일련의 '인공 자연' 작품들은 생물학에서 영감을 받은 복잡계 예술로 관객과의 실시간 상호작용을 통한 몰입적 경험을 제공한다. 본 발표에서는 이러한 '인공 자연' 작품 제작 과정의 면면과 이론적 뿌리로서의 사이버네틱스 원리를 연결하고, 이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생태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동시대 상황, 그리고 알고 있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의 합으로서의 현실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는 예술적 실천에 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지하루

지하루는 예술가이자 예술 연구 프로젝트 “Artificial Nature  인공 자연”의 공동 창작자이다. Artificial Nature는 공유 현실로서의 인공 생태계 예술이다. 이를 통해 인간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관점을 깨뜨리고, 역동적인 살아있는 세계에서 복잡하게 얽힌 연결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www.artificialnatu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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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레이터: 곽재식 (소설가,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

곽재식

곽재식은 공학박사이며, 현직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06년 단편 〈토끼의 아리아〉가 MBC TV에서 영상화된 이후 작가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쓴 책으로는 소설 《고래 233마리》, 《지상최대의 내기》, 《이상한 용손 이야기》,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등등 과, 글 쓰는 이들을 위한 책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 한국 전통 괴물을 소개하는 《한국 괴물 백과》, 과학 논픽션 《곽재식의 세균박람회》, 《유령 잡는 화학자》 등이 있다.

EBS 〈인물사담회〉, SBS 〈김영철의 파워FM〉 등 대중매체에서도 활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