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연은 VR을 이용한 미디어아트 작업과 평면사진, 퍼포먼스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 후반작업자로 참여한 경력이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제프리 쇼Jeffrey Shaw와의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미디어 아티스트로 삶의 방향을 전환하고, 자신만의 작업 방식과 VR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아트를 보여주고자 한다.
황수연, 관념의 콜라보, 5600 X 2800 pixels, VR, 5min, 2018
예전에 제프리 쇼와 나눈 대화에서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언급하며 “경험적 체험 그 자체가 예술이다.”라는 말을 했다. 이는 ‘작업의 메시지보다 체험하는 방식 자체를 예술로 인식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후 나의 작업에 중요한 지침이 되었다. 나는 이번 작업에서 관람자에게 작품 안에서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만져질 것만 같은 것과 만져지지 않는 것들에 대한 경험적 체험을 만들고 이것이 관념적 사고로 이어지도록 유도하고 싶었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고자 했다.
1) 실사 이미지를 이용하여 초현실적 공간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한가?
2) 스토리 없이 이미지만을 통하여 관객을 어느 정도까지 몰입을 시킬 수 있는가?
3) 향후 VR 카메라를 무빙할 경우를 고려해 스티칭에 관한 데이터 확보
황수연, 관념의 콜라보, 실사 촬영(오키나와), 2018
이번 작업을 위한 실사 촬영 장소는 한예종 미술원(장면 2, 3), 신당역 무빙워크(장면 4), 오키나와(장면 1, 5)에서 진행했다. 한예종 미술원의 몇몇 공간은 그 자체로 독특함을 지니고 있어 선택했다. 특히 오전과 늦은 오후의 햇살을 받는 공간은 몹시 신비로워 보인다. 신당역 무빙워크의 경우 서울영상위원회를 통해 섭외했다. 쾌적한 대신, 그에 합당한 장소 사용료를 지급해야했다. 초기에 생각했던 작업 계획에서는 장면1과 장면5는 애니메이션으로 된 VR 만다라Mandala를 제작하려고 했었다. VR 공간으로의 진입과 퇴장이라는 장치적 측면에서였다. 그러나 작업 도중 계획을 변경하여 실사로 진행했다. 무엇보다 이미 촬영한 공간과 애니메이션이 서로 겉돌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머뭇거리게 했고, 따라서 실사이면서 앞서 촬영한 인공적인 공간이 아닌 자연물이면서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찾아야 했다. 결국 몇 군데의 후보지에서 오키나와가 최종 촬영지로 낙점되었다. 촬영 공간을 대낮에 직접 보았다면 그렇게 신비롭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곳의 생태 자체가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던 특이한 형태의 것이었고, 그것들을 조합해서 만든 최종 형태 또한 초현실적인 느낌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관념의 콜라보, 스티칭과 이미지 합성 과정(오키나와), 2018
관념의 콜라보, 스티칭과 이미지 합성 과정(한예종 미술원), 2018
관념의 콜라보, 색보정 과정, 2018
초현실적 공간을 실사로 만들기 위해 거치는 편집과 보정 작업은 상당한 시간을 요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술적인 한계로 실사의 구현에서 어색한 부분이 생기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구체로 된 360도 공간 속에 직선의 인공물 혹은 자연의 형체를 왜곡시켜서 올바른 위치에 옮겨 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었고, 특히 무빙워크와 같은 직선의 형태가 소실점으로부터 다가와서 다시 멀어지는 형태로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하나의 도전이었다.
황수연, 관념의 콜라보(Screening Day), 5600 X 2800 pixels, VR, 5min, 2018